"현진아, 돌아오면 안 된다."
박찬호(39·한화)가 자신을 보고 메이저리그(MLB) 꿈을 키운 류현진(25)에게 남긴 말이다.
류현진은 포스팅 시스템에서 2573만7737달러(약 280억원)를 적어낸 LA 다저스와 입단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연봉 계약이 체결될 경우 류현진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번째 선수가 된다.
변수는 연봉 협상이다.
다저스와 류현진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미국행은 없던 일이 된다. 이 경우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로 돌아와야 한다.
'박찬호 장학회 꿈나무 야구 장학생 장학금 전달식'이 열린 25일 롯데호텔에서 만난 박찬호는 "현진이가 돌아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최근 류현진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살짝 공개했다.
박찬호는 "에이전트가 연봉이 안 맞으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했다던데 굉장히 불쾌했다"면서 "현진이한테는 절대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앞으로도 돈은 너무나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경우 낮은 연봉을 감안하더라도 더 큰 무대에 도전하라는 의미였다.
아끼던 후배의 미국행 소식에는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한화의 통 큰 결정에도 박수를 보냈다.
박찬호는 "한화가 굉장히 어려운 결정으로 현진이에게 기회를 줬다. 그 결정에 존경심까지 든다"면서 "현진이에게는 크게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한화는 물론 한국야구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가장 많은 124승을 챙긴 그는 후배가 자신의 아성까지 뛰어 넘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박찬호가 없는 문을 열었다면 류현진은 그 이상을 할 수 있다"고 추켜세운 박찬호는 "건강관리를 잘해 더 많이 한국야구 발전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꼭 협상이 잘 돼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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