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주 KCC는 시즌 개막 전부터 올 시즌 최약체 팀으로 꼽혔다. 지난 시즌 팀의 주축이었던 하승진(공익근무), 전태풍(이적), 추승균(은퇴)이 빠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더 안좋다. 바닥은 끝이 없다. 시즌 최약체가 아니라 한국 프로농구 사상 최약체로 평가받을 위기다.
허재 KCC 감독은 시즌 초반 "투지 있는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계속 패했지만 투지는 살아있었다. 노장 임재현이 맹활약했고, 2군 선수 최지훈의 슛 감각도 좋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투지마저 실종되며 1승의 제물로 전락했다. 불명예스러운 기록도 잇달아 세우고 있다. 지난 16일 울산 모비스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48점을 넣는데 그쳤다. 48점은 구단 역사상 최소 득점이었다. 또 모비스의 압박 수비에 1경기 역대 최다 24초 바이얼렌이션 타이 기록(6개)도 세웠다.
지난 5시즌 꼴찌를 기록한 팀 승패 추이를 살펴보면 16경기를 치른 20일 현재 KCC가 2승 14패로 최악이다. 이는 2007-2008 시즌 오리온스(12승42패)의 16경기 3승13패보다 승률이 낮다. 당시 7년 만에 오리온스 감독으로 프로농구 코트에 복귀했던 이충희 KBS 해설위원은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사퇴했다. 그나마 오리온스의 당시 평균 득점은 79.28점으로 나름대로 공격적인 농구를 구사했다. 올 시즌 평균 득점이 73.9점으로 하향되기는 했다. 그러나 현재 KCC 평균 득점은 63.1점에 불과하다. 승패를 떠나 재미없는 경기를 보여주고 있어 팬들의 원성이 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나마 팀을 이끌어 가던 선수들도 쓰러지고 있다. 신인이지만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던 박경상이 발목 부상으로 약 6주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지난 10월 오리온스전에서 24득점을 넣는 등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해주며 히어로가 된 임재현은 요즘 체력이 바닥났다. 출전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득점도 한 자릿수다. 부상으로 뒤늦게 합류한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순위 코트니 심스가 평균 18.8득점, 8개 리바운드로 분전하고 있지만 농구는 한 명으로 하는 게 아니다.
KCC는 남은 시즌 동안에도 크게 나아질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KCC 구단은 올 시즌 중 트레이드 계획이 없다. KCC 구단 관계자는 "현재 전력은 일시적인 것"이라며 "1월에는 강병현이 제대하고, 내년에는 경희대 3인방(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을 잡을 수도 있다. 그 후에는 하승진도 온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성적을 위해 트레이드를 하면 다음 시즌부터는 주전 자원이 너무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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