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한국시간) 최나연(25·SK텔레콤)의 CME 그룹 타이틀 홀더스 우승을 끝으로 막을 내린 2012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7개의 시즌 정규 대회가 모두 끝나면서 각종 기록들도 정리됐다. 올 시즌 한국(계)선수들은 지난해와 달리 풍성한 수확을 거뒀다.
시즌 마지막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3라운드에서 선두로 뛰어오른 최나연은 마지막 날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해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7월 US여자오픈 우승 후 4개월 만에 거둔 시즌 2승이자 개인통산 7승째였다. 올 시즌 한국(계) 선수가 거둔 9번째 우승이기도 하다.
상금왕과 최저타수상 타이틀을 노렸던 박인비(24)는 대회 최종일 2타를 줄여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공동 11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박인비를 중심으로 한 태극낭자들은 올 시즌 9승을 합작했다. 지난해 유소연(22·한화), 최나연(25·SK텔레콤), 박희영(25·하나금융그룹)이 거뒀던 3승에 비해 세 배의 수확이다.
지난해에는 청야니(23·대만)의 돌풍 속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면 올해는 스테이시 루이스(27·미국)와의 싸움이었다. 일찌감치 '올해의 선수상'을 확정한 루이스는 올해에만 4승을 쌓으며 다승왕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최나연을 비롯해 박인비와 신지애(24·미래에셋)가 각각 2승을 거둬 루이스와 청야니(3승)의 뒤를 이었다. 그 외에 유선영, 유소연이 각각 1승을 보탰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5·한국명 고보경)도 아마추어 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LPGA 투어 대회(CN 캐나다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거뒀다.
올 시즌 한국의 LPGA 투어 우승은 유선영(26·정관장)이 문을 열고 최나연이 문을 닫았다.
지난 4월2일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유선영(26·정관장)이 정상에 오르며 우승의 물꼬를 텄다. 시즌 여섯 번째 대회만이었다.
바통은 최나연이 이어받았다. 최나연은 7월 열린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의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이후 에비앙 마스터스(박인비), 제이미 파 톨레도 클래식(유소연)까지 한국 선수가 LPGA 투어 대회 3주 연속 정상에 섰다.
8월에는 리디아 고가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아마추어인 리디아 고는 초청 자격으로 출전한 CN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손목 부상에서 복귀한 신지애는 킹스밀 챔피언십과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횟수 뿐만이 아니다.
태극 낭자들은 각종 기록들을 휩쓸었다. LPGA 투어가 집계하는 20개 기록 중에 6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박인비가 단연 돋보였다. 박인비는 올 시즌 228만7060 달러의 누적 상금으로 상금왕을 차지했다. 박인비는 한 시즌 동안 가장 낮은 타수(평균)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최저타수상도 차지해 2관왕에 올랐다. 박인비는 24개의 대회에 출전해 85라운드를 도는 동안 평균 70.21개의 타수를 기록했다.
박인비가 거머쥔 최저타수상은 올해의 선수상과 같이 골프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는 포인트가 부여되기 때문에 의미가 더 깊다.
시즌 마지막 대회 이전까지 28.25개의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를 기록한 박인비는 이 부문에서도 미국의 모건 프리셀(24·28.39개)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박인비는 그린 위에서의 평균 퍼트 수 부문에서도 1.72개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스테이시 루이스(1.75개)를 0.03개 근소한 차로 따돌렸다.
유소연은 평생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왕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1998년 박세리(35·KDB금융그룹), 1999년 김미현(35·은퇴) 등에 이어 한국(계) 선수 중 9번째였다. LPGA투어 사무국은 시즌 3개의 잔여 대회가 있는 상황에서 유소연에게 신인상을 확정했다.
유소연은 올해 8월 제이미 파 톨레도 클래식에서 개인 통산 2승을 일구는 등 올 시즌 24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16차례 오르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66.66%의 톱10 피니시율을 기록한 유소연은 2위 루이스(61%)를 따돌리고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올 한 해 LPGA 투어에서 신인왕과 함께 상금왕 최저타수상을 배출한 한국 여자골프계는 여느 해 못지 않은 풍성한 수확을 거뒀다.
각종 타이틀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신지애의 부활도 한국 여자골프계로서는 반갑기만 하다. 다음 시즌의 활약을 더욱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15세 4개월 2일의 나이에 LPGA 투어 최연소 우승(CN 캐나다 여자오픈)을 거머쥔 '골프 천재' 리디아 고의 발굴로 뜻 깊은 한 해가 됐다. 이들과 함께하는 내년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호남신문 기자ihonam@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