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전력이 급격히 약화된 전주 KCC는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추승균(은퇴), 하승진, 강병현(이상 군입대), 전태풍(이적) 등이 대거 전력에서 이탈한 KCC는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한 코트니 심스까지 부상을 당해 최약체로 분류됐다.
14일 현재 2승12패로 10개 팀 중 최하위다.
심스가 복귀했으나 아직 객관적인 전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다.
최근 이런 KCC를 더욱 안타깝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뒷심 부족'이다. 앞서다가도 4쿼터에 서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져 패배의 쓴잔을 들이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14일에도 KCC는 '뒷심 부족'에 발목이 잡혔다. 고양 오리온스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전반 내내 접전을 벌이다가 최지훈의 3점포 두 방과 임재현의 중거리슛에 이은 추가 자유투, 김태홍의 골밑슛으로 3쿼터 중반 40-29까지 앞섰다.
하지만 4쿼터에서 9점밖에 넣지 못하면서 오리온스에 역전당했고, 결국 졌다. 4쿼터에서 선수들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자신감 없는 모습으로 슛을 시도하다가 실패했다.
KCC 허재(47) 감독은 "올 시즌 앞서거나 접전을 하다가도 4쿼터에서 역전당하거나 점수차가 벌어져 지는 경기가 너무 많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턴오버를 한 경기에 10개를 해도 좋다. 그러나 4쿼터에 '몰아치기 턴오버'를 하니 문제다. 체력이 떨어지고 추격을 당하면 선수들이 '멘붕'이 와서 턴오버를 남발한다. 상대팀 선수에게 아주 깔끔하게 패스를 하면서 턴오버를 하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허 감독은 KCC의 '뒷심 부족' 원인으로 심스의 부상과 주전 선수들의 경험 부족을 꼽았다.
허 감독은 "심스가 복귀하기 전 안드레 브라운이 혼자 40분씩을 뛰었다.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어했다. 4쿼터 고비 상황에서 나가 떨어진다. 그럴 때 점수차가 확 벌어진다"며 "브라운이 힘들어할 때 국내 선수들이 더 도와주면서 경기를 하는데 그러다보니 같이 체력이 떨어져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그래도 심스가 돌아오면서 이런 문제는 사라졌다는 것이 허 감독의 진단이다.
그는 "심스가 부상을 당해 제대로 호흡을 맞춰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돌아오니 브라운이 체력적으로 좀 나아진 것 같다"며 "3라운드가 되면 더 좋아질 것"이라며 웃었다.
주전들의 경험이 부족한 것도 KCC가 뒷심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원인 중 한 가지다. 젊은 선수들이 많다보니 상대가 추격해오거나 위기 상황이 되면 위축돼 버리는 것. 지난 시즌 오리온스가 이런 모습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14일 오리온스전에서도 KCC 선수들은 4쿼터에 추격을 당하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베테랑 가드 임재현 위주로 공격이 진행됐지만 임재현이 무리하게 혼자 공격하다가 차단당했다.
허 감독은 "임재현과 패스를 주고 받아줘야 하는데 턴오버를 할까봐 선수들이 다 숨어버렸다. 선수들의 경험이 적어 위기 상황에 몰리면 어쩔 수가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가르쳐준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두려워서 마지막에 못 움직이는 것이라 지시는 하지만 쉽게 바뀌질 않는다"고 걱정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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