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울산현대가 처음으로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이 10일 오후 7시30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골 넣은 수비수' 곽태휘의 결승골과 하피냐, 김승용의 추가골에 힘입어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에 3-0으로 승리했다.
조별리그에서 4승2무, 16강, 8강, 준결승 결승까지 토너먼트에서 6전 전승을 거둔 울산은 10승2무로 단 한 번도 지지 않고 1983년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 정상에 등극했다.
무패 우승은 역대 4번째다. 알 이티하드(2005년·사우디아라비아), 우라와 레즈(2007년), 감바 오사카(2008년·이상 일본)가 앞서 무패로 우승했다.
수비수 곽태휘는 전반 13분에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헤딩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려 우승의 주역이 됐다. 곽태휘는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해 겹경사를 누렸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상의 영예는 공격수 이근호에게 돌아갔다. 이근호는 챔피언스리그 12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출전해 4골을 터뜨렸다. 또 AFC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라 수상 기대를 더욱 키웠다.
K리그도 활짝 웃었다. 2010년 성남일화 이후 2년 만에 다시 K리그 클럽이 정상을 탈환했다. K리그는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클럽챔피언십을 포함해 10번째 우승팀을 배출했다.
울산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오는 12월에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한다. 토너먼트 1회전에서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CF몬테레이(멕시코)와 경기를 갖는다.
김호곤 감독은 우승의 대한 강한 의지를 베스트 멤버에서 고스란히 드러냈다.
원톱에 국가대표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두고 좌우 측면에 김승용과 이근호를 세웠다. 하피냐를 2선 공격수로 두고 에스티벤과 이호가 경기의 흐름을 조율했고 김영삼~곽태휘~강민수~이용으로 이어지는 포백 수비진을 구성했다.
울산은 초반부터 전방에서 강한 압박을 펼쳐 주도권을 잡았다. 쌀쌀한 날씨 탓인지 알 아흘리는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볼 점유율을 높여가던 울산은 전반 13분에 첫 골을 터뜨렸다.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김승용이 올린 크로스를 곽태휘가 쇄도하면서 머리로 살짝 건드려 알 아흘리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울산은 이후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알 아흘리는 간간이 역습으로 반격했다. 전반은 울산이 1-0으로 앞섰다.
후반에도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김신욱의 제공권을 활용한 크로스 공격으로 계속해서 골을 노렸다.
후반 22분에 결실을 맺었다. 에스티벤의 크로스를 김신욱이 큰 키를 활용해 헤딩 패스로 연결했고 하피냐가 다시 헤딩슛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알 아흘리는 후반 25분 제자위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후반 30분에 김승용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3번째 골을 터뜨렸다.
울산 선수들은 시상식에서 가수 싸이의 말춤을 선보이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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