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7일은 한국광복군 창설 72주년이 되는 날이다.
한국광복군의 창설계획을 처음 수립한 것은 임시정부 산하 독립운동정당인 한국독립당이었다. 1931년 만주사변이후 의열투쟁은 곳곳에서 전개되었지만, 중국본토에서 항일무장단체를 결성하는데는 어려움이 많이 따랐다. 1935년 7월 민족혁명당의 발족으로 항일무장단체의 결성을 위해 노력하였지만, 일본의 압력을 의식한 중국 국민당정부의 비협조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 1937년 7월 중일전쟁의 발발로 국민당정부의 태도가 호의적으로 바뀌면서 국민당정부 지원아래 중국군사위원회 지휘를 받는 한인무장단체 조선의용대를 창설했다.
반면 중일전쟁이후 임시정부는 적극적인 군사활동을 위해 군무부 산하 군사위원회를 설치했고, 광복군을 창설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1939년 11월 군사특파단을 조직하여 전선에 파견, 광복군을 편성하기 위한 병력모집과 선전 활동 등 전지공작을 전개했다. 하지만 광복군을 또 중국군사위원회에 예속하려는 중국측의 비협조로 광복군 창설에 난관에 봉착했다. 이후 광복군 창설에 대한 사무관장을 임시정부로 이관하고, 미주의 대한인국민회 광복군 조직 지원에 힘입어 자력으로 광복군 건립을 결정하고 1940년 9월15일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 겸 한국광복군창설위원회 위원장 김구 명의로 한국광복군선언문을 발표했다.
광복군의 창설주체가 한국독립당에서 임시정부로, 당군이 국군으로 바뀌었지만 이는 민족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국군의 모태라 할 수 있고, 1908년 8월1일 대한제국의 군대해산 이후 실로 32년 만에 새로운 조직체계를 갖춘 군대의 창설이다. 남의 나라에서, 일본군의 감시의 눈과 공습을 피하기 위해 마련된 새벽의 그 절박함 속에서 빼앗긴 조국을 찾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 선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3·1운동 이후 대한독립군 등 수많은 항일무장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었으나 체계적인 군대의 편제와 조직, 군사외교활동 등에 있어서는 그 예를 견줄 수 없으며, 광복군이 거둔 대표적인 군사 활동은 광복군의 인도·버마전선 파견과 미군 첩보기관인 OSS(현 CIA전신)와의 연합작전이다. 피나는 훈련을 받으며 국내진공작전을 앞두고 있던 광복군은 해방으로 인해 그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지만 1941년 12월9일 임시정부의 대일선전포고를 시작으로 광복군의 손으로 해방을 앞당기고자 분연히 참전했던 한미군사작전은 참으로 놀라운 시도가 아닐 수 없다.
잃어버린 조국을 찾고자하는 신념 하나로 뭉친 광복군들의 모습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본다. 구한말 대한제국 군대의 전통과 면면히 이어온 의병투쟁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광복군은 우리 근대사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줄기찬 민족운동의 결정체다.
70여년 전 선열들이 뿌렸던 민족의 긍지와 각오를 새삼스럽게 느끼며, 광복의 외길을 걸었던 걸음걸음이 이제는 세계로 떨쳐나가는 큰 뜻으로 승화될수 있도록 9월17일, 그 뜻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날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광주지방보훈청 보훈과 김태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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