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筆者)가 정치인 정몽준을 믿는 이유는 하나다. 그는 가장 강렬한 반공주의자이며, 동시에 여야를 막론하고 어떤 대선주자들보다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 체제를 신앙처럼 믿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정몽준은, 평소 북한의 세습독재 체제와 이 체제를 따르는 대한민국 내 주사파들에게 자유민주에 대한 소신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었다. 특히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좌익과의 싸움에서 고독하게 전선을 지키고 있는 ‘아스팔트 우익’에 대해 애정이 가득한 우정(友情)을 전해준 바도 있다.
따라서 정몽준이 언제가 되든 대통령직을 맡게 되면, 우리 대한민국은 그의 심오하고 폭넓은 기업 경영능력과 세계인과의 인맥을 소중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를 통해 영원한 대한민국의 국가정체성 수호와 찬란한 번영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판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보이고 있는 정몽준의 그것은 단지 소인배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 대통령 후보 경선 룰 전면 폐기를 주장하는 이기적인 계산법은 정몽준이라는 인물에 대한 실망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 이후(以後)를, 중도라는 망상 속에서 깨어나는 시기로 보고 있다. 북한의 새마을 운동을 위해 조국근대화를 이룬 박정희 정신이 다시 살아나야 하고, 전 국민은 신라의 3국 통일시대처럼 화랑도라는 상무(尙武)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본다. 이것 때문에 우리는 다음 시대를 박근혜에게 맡기고자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는 박정희 정신의 마무리를 위해서이다. 그러므로 박근혜의 역할은 뜻을 다하지 못하시고 서거한, 박정희 대통령의 유업(遺業)을 마무리 하는 일이다.
정몽준은 이러한 국민의 뜻을 알고 이에 따라야 한다. 그렇게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꼼수에 집착하는 정몽준은 건실한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어리석은 생각과 행동으로 인해 그의 미래마저 참으로 조잡할 것이라는 예감이다. 만약 정몽준이 손수조처럼 패배를 알면서도 당당하게 대결할 수 있고, 새누리당의 경선을 축제로 이끌어간다면, 그는 반드시 언젠가는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좋은 예가 바로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과 대결한 정동영이다. 과거 정동영은 노무현과의 대통령 경선에서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이끌어간 인물이다. 많은 후보들이 약세를 알고 도중 탈락했지만, 정동영은 처음의 약속을 지켰다. 그래서 민주당 경선은 성황을 이루게 되었고, 사람들은 그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비록 세력은 약했지만, 그의 분투(奮鬪)는 많은 이의 가슴에 감동으로 남게 되었고, 마침내 후일 17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었다.
지금 판단하건대, 만약 노무현 주사파 정권의 실정(失政)만 없었다면, 개인적으로 그는 이명박을 이길 수도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만큼 경선에서 정동영이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이미지는 컸다.
지금 정몽준이 내 말을 새겨듣는다면, 그는 이번 경선에 사심 없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신선한 감동을 국민들에게 안겨주어야 한다. 치사하게 경선 룰 따위에 핑계대지 말고, 당당한 대통령 후보로 국민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만약 18대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그가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는 차기 대통령직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정신 못 차리고 치졸한 꼼수에 몰두하고 있다면, 정몽준에게 영원히 기회는 없을 것이다. 어디 대통령직이 치사한 자에게 돌아갈 것 같은가? 선친 정주영 어른께서도 그 많은 돈과 인력을 사용하고도 얻지 못한 것이 대통령직이었다.
그러므로 천의(天意)는 힘센 어느 한 인간이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임을 깨달을 때 비로소 그 뜻과 진행이 명확해지는 것이다. 지금 필부(匹夫) 정재학은 부족하나마 대한민국과 백의민족의 미래를 위해 하늘의 뜻을 읽고 있다. 박근혜는 이러한 호의적인 민심 속에서 대통령으로서의 선택을 받고 있다. 그리하여 정몽준이여, 나 같은 소인도 이러할 진대, 민심(民心) 하나 읽지 못하는 자가 어디서 대통령을 탐하는가!

정재학 전남자유교조 고문

호남신문 기자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