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시대교체·국민통합" 선언…대선 출마 가능성 열어둬
윤 탄핵변론 종결 앞두고 호소…"갈등의 정치 끝내야"
개헌·선거법 개정 등 통해 입법·행정권력 축소 필요
'대선 출마 선언이냐' 질문에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라"
임형택 기자입력 : 2025. 02. 23(일) 15:16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을 앞두고 시대교체와 국민통합을 호소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같은 선언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가 인용돼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에 대비해 사실상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이냐'는 질문에 '언론의 해석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표한 '시대교체, 국민통합 선언문'에서 헌재 판핵심판과 관련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우리는 안정과 발전이라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예정된 미래를 가야한다"며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다시 생각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이어 "시대교체, 시대전환을 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정치는 이념 갈등, 지역 갈라치기, 세대 갈라치기, 남녀 갈라치기에다, 이제는 진영 내 진영 갈라치기까지,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극단화되면서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극심한 정쟁과 갈등을 넘어, 통합으로 가야 한다. 이 시대의 시대정신인 시대교체, 시대전환을 완수해야 한다"며 "세대교체가 치유의 장이 될 수 없다. 갈라치기로 갈등만 더 유발할 뿐이다. 정치를 바꿔 세대통합을 해야 한다. 협박과 압박, 갈등의 정치는 끝내야 한다"고도 말했다.

안 의원은 "김영삼·김대중 대통령 이후 중단됐던 근본적 사회개혁,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며 "정치가 국민을 불안케하고 분열시키는 일은, 이제는 중단해야 한다. 정치인이 국민을 섬기는 봉사하는 정치로 다시 돌아가는, 혁명적 개혁을 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어 "헌법도, 정치도, 국민이 주인이라는 근본적 명제를 명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초양극화의 시대, 상대적 박탈감의 시대, 상실감의 시대를 끝내고 통합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그래야 시대교체, 시대전환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개헌과 공직선거법 개정도 주장했다. 그는 "시대교체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치교체다. 합리적 정치, 도덕적인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며 "만약 이재명 집권시대가 열리면, 현재 무소불위의 입법권력에 행정권력까지 동시에 가지게 되면, 국민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헌과 선거법 개정은 단지 권력구조와 선거제도만 바꾸는 게 아니다. 거기에 맞게 사람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며 "검찰 권력, 경찰 권력, 사법 권력 등, 법집행에 따른 제도도 문제가 되지만, 권력지향적인 사람들도 문제가 심각하다"고 했다.

그는 "검찰 권력이 집권했던 지난 3년, 우리는 정치가, 민생이 어떻게 망가지는 지를 목도했다. 사법 리스크와 비리, 비위에 물든 정치인들 역시 제 역할을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법·행정권력의 축소로 국민의 의사가 주도하는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 민간이 주도하는 활력의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며 "합리적, 공정한 사회와 경제는 국민동행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시대를 교체하고 시대를 전환시켜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안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이냐'는 질문에 "여러분들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면 된다"며 "더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추후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이어 "사실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항상 국민을 최우선으로 맨 앞에 서 있었다"며 "우리 당에서도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당내 지지기반이 빈약하다'는 지적에는 "지금 현재 나와 있는 여러 대선 지지율 자체는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헌법재판소 결과에 따라서 만약 탄핵이 인용된다면 그때부터 아마도 전략적인 선택을 지지자분들이 하게 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했다. 중도층 외면이 고착화되고 있는 현상'이라는 지적에 "그게 제가 제일 우려했던 부분이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당 입장에서 보면 중도층에 주의를 기울이거나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들이 잘 보이지를 않는다"며 "반면 민주당은 오히려 중도층 공략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 그래서 나타난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지도부가 중도와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지적에 "강한 의견을 가진 분들만 모여 계시면 그건 바로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주는 방법이라고 호소 드리고 싶다"며 "아홉 가지가 다르더라도 한 가지 생각만 같으면 우리 편이라고 하는 측이 이기는 것이 정치"라고 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만은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는 생각만 같으면 다함께 모여서 50%를 넘기는 방법만이 우리가 정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성 지지자 분들께 호소 드리고 싶다"고 했다.

안 의원은 '탄핵이 인용되면 강성 지지층마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에 "그렇지 않다. 만약 탄핵이 인용된다면 급속하게 생각이 바뀔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 되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 하면 될 것인지, 전략적 선택과 판단들을 하시게 되는 시점이 바로 그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우클릭 정책'에 대해서 "이대로 두면 우리 당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거짓말도 여러 번 반복하면 사람들이 사실로 받아들이게 되지 않나. 만약 조기대선이 열린다면 60일이라는 기간은 그전 몇년 동안 가지고 있었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기회"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도 빨리 여기에 대해서 대비해야한다. 중도에 대해서 소구력 있는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 중도가 정말 바라는 건 국민 통합이다. 국민이 통합되지 않고 국가의 위기를 넘긴 나라는 지구 역사상 한 나라도 없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나라는 국민통합이 절대적인 시대적인 정신"이라고 했다.

그는 '이 대표의 중도보수 얘기가 정말 대중에게 중도보수로 비춰질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 중도보수정책까지 포용할 수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상속세까지도 정말 중도에게 원하는 방향으로 잡을 수 있다고 말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쪽을 잠식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고 밝혔다.

안 의원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근 중도확장성을 강조한 것'에 대해 "주장은 할 수 있겠지만 과연 그게 중도층들의 마음에 정말 와 닿는가, 2030 세대들의 마음에 와 닿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임형택 기자

ihonam@naver.com

임형택 기자 /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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