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가 가장 많은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관광 취소·사업체 폐업 등 2차 피해가 현실화 되고 있어 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여객기 참사 이후 무안공항이 폐쇄되면서 관광 취소가 속출하고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도 감소해 지역경제가 직접 타격을 받고 있다. 또 한 가정의 가장이 희생되면서 운영하던 사업체를 폐업 해야 하고 이용객들도 다른 사업체로 전원해야 하는 등의 2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로 179명이 숨졌으며 이 중 광주·전남 지역민은 157명(태국 1명 포함, 87.7%)이다. 대부분의 희생자는 모녀, 부자, 부부 등 가족 단위로 파악됐다.

사고 이후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분야는 관광이다.

광주관광협회는 여객기 참사 이후 오는 3월까지 예약됐던 관광 1200여건이 취소된 것으로 파악했다.

12·3비상계엄과 탄핵 여파로 예약했던 관광 취소 문의가 있었지만 여객기 사고 이후 급증해 광주지역에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800여개 업체 전체가 타격을 받았다.

또 1~3월은 방학기간으로 관광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인데 문의마저 뚝 끊겼고 무안공항을 통한 외국인 관광객 입국도 막힌 상황이다.

현재 무안공항은 여객기 참사로 14일까지 폐쇄됐다. 당초 지난 1일까지였지만 사고 조사 등을 이유로 폐쇄 기간이 연장됐지만 항공기 착륙에 필요한 장비인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이 파손돼 공항 기능을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올해 상반기 재개항은 힘들다는 시각이다.

여기에 여객기 참사 희생자에 대한 장례가 치러지고 현실로 돌아온 유가족들은 가장이 운영했던 사업체 운영을 포기해야하는 실정에 놓였다.

국비 보조로 운영됐던 한 사업체는 10년 운영을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지만 이번 여객기 참사로 폐업을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도 포기를 할 경우 수천만원의 보조금을 환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광주시는 중앙재해대책본부 등 정부 등에 미환수 조치 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용객들도 다른 사업체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와 전남지역민들도 희생자·유가족 등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면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희생자의 장례식장을 조문한 지인들은 수만명으로 파악되고 있어 지역 사회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유족들에 대한 심리지원과 함께 지역민 트라우마 해소를 위해 국비 지원을 보장하는 '특별법 제정'을 정부에 건의했다.

유족들이 모여 속이야기까지 할 수 있는 가칭 '1229마음센터', 무안공항에 추모관 설치, 광주와 전남 지역민 전체를 대상으로 심리 프로그램 운영 등도 포함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새해를 맞아 활기가 넘쳐야 하는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광주와 전남 지역 사회 전체가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며 "관광업계를 비롯해 희생자의 가정까지 2차 피해 마저 현실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리치료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국비를 받을 수 있는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함께 완치될 때까지 국가가 보호하는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형택 기자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