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직 최고위원 사퇴 의사를 밝힌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5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와 관련 당내 '가결표 색출 움직임'에 대해 "자기증명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송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루하고 야만적인 고백과 심판은 그나마 국민들에게 한 줌의 씨 종자처럼 남아있는 우리 당에 대한 기대와 믿음마저 날려버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를 마지막으로 최고위원직을 내려놓는다"고 운을 뗐다.

그는 "모두가 실패한 자리에 성찰과 책임을 통한 수습과 모색은 처음부터 없었고 분노와 증오의 거친 말들만 난무하고 있다"며 "급기야 우리 당 국회의원들은 가결이냐, 부결이냐를 고백함으로써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고 비판했다. 또 "증명하지 않는 자, 증명하지 못한 자, 증명이 불충분한 자의 정치생명을 끊는다고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재차 "저는 자기증명을 거부한다"며 "그것이야말로 제 정치생명을 스스로 끊는 행위"라고 못 박았다.

그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민주당의 심장 호남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과 당원,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체포안이 가결된 데 대해선 "2년 넘게 이어져온 검찰수사의 정치성, 부당성을 사법부 판단과정을 통해 분명하게 밝힘으로써 그 매듭을 끊으려는 뜻이 포함된 결과"라며 "구속영장 발부 자체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고 저는 이해한다"고 힘줘 말했다. 또 "사법부도 국회체포동의안 가결의 의미를 결코 오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3월 31일 이 자리 첫 발언에서 '드넓은 바다와 같은 민심을 정면으로 마주해야만 비로소 민주당의 변화와 승리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은 미증유의 혼란과 위기를 겪고 있지만, 우리가 그 위기를 지혜롭게 이겨낸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송 최고위원은 지난 23일 지명직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송 최고위원은 지난 3월 계파 갈등을 잠재우기 위한 '탕평책' 차원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된 바 있다.

이 대표 체포안이 가결된 직후 박광온 원내지도부가 전원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송 최고위원이 홀로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비명계 축출 작업이 본격하됐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