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선수는 재판 갔는데 대회 출전?' 광주 북구 검도부 허위보고도
성범죄 1년 넘게 몰랐던 선수 재판 출석일엔 '훈련, 대회 출전' 기재
'잇단 성비위 얼룩' 검도부 부실 관리 사실로…코치진 묵인 의혹까지
감독 "착오·단순 누락일 뿐"…운영위 구성 조례 위반·점검 소홀 확인
'잇단 성비위 얼룩' 검도부 부실 관리 사실로…코치진 묵인 의혹까지
감독 "착오·단순 누락일 뿐"…운영위 구성 조례 위반·점검 소홀 확인
오유나 기자입력 : 2023. 09. 17(일) 16:43
광주 북구청 직장운동경기부(실업 검도부) 코치진이 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선수가 재판 출석하는 날마다, 훈련 또는 대회에 참여한 것처럼 근무 기록을 허위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관리 책임자인 감독 등은 '소속 선수들의 잇단 성범죄를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묵인 등 의혹은 여전히 무성하다.
17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북구는 실업 검도부 특정 감사에서 감독·코치의 선수 관리 감독 소홀·허위 보고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북구 검도부 선수 신분이던 올해 4월 5일, 5월 19일, 6월 23일 등 세 차례에 설쳐 자신의 성범죄 형사 재판에 출석했다.
그러나 감독·코치가 구청에 보고하는 훈련 일지에는 A씨가 4월과 5월 열린 재판 당일 훈련 또는 대회에 참석한 것처럼 쓰여 있었다.
훈련 일지에는 ▲4월 5일 훈련 참석(염주체육관) ▲5월 19일 대회 출전(천안·대통령기 전국검도선수권대회) 등으로 기재돼 있었다.
특히 지난 5월 대회는 A씨가 '개인 사정을 들면서 따로 합류하겠다'고 둘러대며, 재판 당일을 비롯한 이틀 동안 출전하지 않았지만 일지에는 출전한 것처럼 돼 있었다.
구청 감사담당관실은 A씨의 법원 출석 일시 등과 대조해볼 때 해당 날짜 훈련 일지가 허위 작성·보고됐다고 봤다. 다만 6월 공판일은 대체 휴무를 신청, 복무 기록 상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는 지난달 11일 법원에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 받아 현재 구속 수감 중이다.
A씨가 성범죄로 수사·재판을 받는 사실을 1년 넘게 몰랐던 북구는 올해 2월 재임용(근로계약 연장)했다. 선고 재판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달 초에는 A씨가 신청한 사직을 받아들였고 퇴직금으로 1850만 원을 혈세로 지급했다.
또 다른 선수 B씨 역시 임용 직후인 지난 2021년 성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다 기소유예 처분 받았다. B씨는 이달 초까지도 자신의 성범죄 수사 이력을 허위 진술했고 감사 기간 중 돌연 사직 신청을 했다.
사직 직전인 지난달 25일부터 사흘 간 무단 결근까지 했다.
이처럼 선수단 9명 중 2명이 성범죄에 연루되는 파문이 일자, 북구는 43만 구민에 공개 사과하고, 뒤늦게 해당 선수들에 대한 해임 징계 등 쇄신책을 내놨다. 감독·코치에 대한 징계는 의회 행정사무조사 이후 다시 논의·의결키로 했다.
그러나 감독 등은 일관되게 "두 선수의 성범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지역 검도계와 구청 안팎에선 '감독과 코치가 정말 몰랐겠느냐', '모 선수의 성범죄가 뒤늦게 알려진 데에는 뒷배경도 작용했다' 등의 의혹도 나온다.
코치진이 공교롭게도 A씨의 재판 출석일마다 훈련 일지를 허위 작성한 만큼,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남는다.
이에 대해 검도부 감독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두 선수의 성범죄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거듭 밝혔다.
훈련 일지 허위 작성에 대해서는 "A씨가 4월 5일 오후 코치에게 '발목 치료를 위해 병원에 다녀오겠다'고 보고하고 조기 퇴근했다. 착오로 기록을 제대로 안 했을 뿐이다. 5월 대회 당시에도 '아픈 가족 진료에 동행했다가 따로 합류하겠다'고 하길래 출전으로 기록했었다. 단순 기재 누락이다"고 해명했다.
"이유 불문하고 선수들의 범죄 사실을 몰랐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면서 "추후 어떤 처분이 내려질지는 모르겠으나 재임하는 동안 만큼은 체계를 개선하겠다"고도 말했다.
이번 검도부 감사에서는 검도부 운영위원 구성이 현행 조례를 위반한 사실도 파악됐다.
북구는 현행 '직장운동경기부 설치·운영 조례에 검도부 운영위원으로 시 검도회 소속 임원·관계자(지역 검도인)을 제외한 체육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례는 검도부가 종목 단체의 부당한 외압·개입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난 2019년 10월 개정됐다. 그러나 시 검도회 임원이 재위촉, 개정 이후 4년 째가 되도록 현재도 운영위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감사에서 드러났다.
이 밖에도 ▲선수 재임용 평가 소홀 ▲대회 출전·훈련 결과 보고서 지연·누락 ▲선수 복무 위반·허위 진술 ▲담당 부서 형식적 지도·점검(2019년~2023년 8월까지 120차례 점검, 결과 보고는 8건) 등 부적정 운영 실태 14건이 적발됐다.
북구는 검도부 운영 관리 담당 국장, 전현직 과장 3명에 대해서는 훈계 조치했다. 전·현직 주무팀장과 담당공무원 등 5명에게는 주의 처분을 내렸다. 연가 보상비·출전 여비 부적정 지급 사례 관련 비용 235만여 원은 환수키로 했다.
오유나 기자
관리 책임자인 감독 등은 '소속 선수들의 잇단 성범죄를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묵인 등 의혹은 여전히 무성하다.
17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북구는 실업 검도부 특정 감사에서 감독·코치의 선수 관리 감독 소홀·허위 보고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북구 검도부 선수 신분이던 올해 4월 5일, 5월 19일, 6월 23일 등 세 차례에 설쳐 자신의 성범죄 형사 재판에 출석했다.
그러나 감독·코치가 구청에 보고하는 훈련 일지에는 A씨가 4월과 5월 열린 재판 당일 훈련 또는 대회에 참석한 것처럼 쓰여 있었다.
훈련 일지에는 ▲4월 5일 훈련 참석(염주체육관) ▲5월 19일 대회 출전(천안·대통령기 전국검도선수권대회) 등으로 기재돼 있었다.
특히 지난 5월 대회는 A씨가 '개인 사정을 들면서 따로 합류하겠다'고 둘러대며, 재판 당일을 비롯한 이틀 동안 출전하지 않았지만 일지에는 출전한 것처럼 돼 있었다.
구청 감사담당관실은 A씨의 법원 출석 일시 등과 대조해볼 때 해당 날짜 훈련 일지가 허위 작성·보고됐다고 봤다. 다만 6월 공판일은 대체 휴무를 신청, 복무 기록 상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는 지난달 11일 법원에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 받아 현재 구속 수감 중이다.
A씨가 성범죄로 수사·재판을 받는 사실을 1년 넘게 몰랐던 북구는 올해 2월 재임용(근로계약 연장)했다. 선고 재판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달 초에는 A씨가 신청한 사직을 받아들였고 퇴직금으로 1850만 원을 혈세로 지급했다.
또 다른 선수 B씨 역시 임용 직후인 지난 2021년 성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다 기소유예 처분 받았다. B씨는 이달 초까지도 자신의 성범죄 수사 이력을 허위 진술했고 감사 기간 중 돌연 사직 신청을 했다.
사직 직전인 지난달 25일부터 사흘 간 무단 결근까지 했다.
이처럼 선수단 9명 중 2명이 성범죄에 연루되는 파문이 일자, 북구는 43만 구민에 공개 사과하고, 뒤늦게 해당 선수들에 대한 해임 징계 등 쇄신책을 내놨다. 감독·코치에 대한 징계는 의회 행정사무조사 이후 다시 논의·의결키로 했다.
그러나 감독 등은 일관되게 "두 선수의 성범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지역 검도계와 구청 안팎에선 '감독과 코치가 정말 몰랐겠느냐', '모 선수의 성범죄가 뒤늦게 알려진 데에는 뒷배경도 작용했다' 등의 의혹도 나온다.
코치진이 공교롭게도 A씨의 재판 출석일마다 훈련 일지를 허위 작성한 만큼,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남는다.
이에 대해 검도부 감독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두 선수의 성범죄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거듭 밝혔다.
훈련 일지 허위 작성에 대해서는 "A씨가 4월 5일 오후 코치에게 '발목 치료를 위해 병원에 다녀오겠다'고 보고하고 조기 퇴근했다. 착오로 기록을 제대로 안 했을 뿐이다. 5월 대회 당시에도 '아픈 가족 진료에 동행했다가 따로 합류하겠다'고 하길래 출전으로 기록했었다. 단순 기재 누락이다"고 해명했다.
"이유 불문하고 선수들의 범죄 사실을 몰랐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면서 "추후 어떤 처분이 내려질지는 모르겠으나 재임하는 동안 만큼은 체계를 개선하겠다"고도 말했다.
이번 검도부 감사에서는 검도부 운영위원 구성이 현행 조례를 위반한 사실도 파악됐다.
북구는 현행 '직장운동경기부 설치·운영 조례에 검도부 운영위원으로 시 검도회 소속 임원·관계자(지역 검도인)을 제외한 체육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례는 검도부가 종목 단체의 부당한 외압·개입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난 2019년 10월 개정됐다. 그러나 시 검도회 임원이 재위촉, 개정 이후 4년 째가 되도록 현재도 운영위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감사에서 드러났다.
이 밖에도 ▲선수 재임용 평가 소홀 ▲대회 출전·훈련 결과 보고서 지연·누락 ▲선수 복무 위반·허위 진술 ▲담당 부서 형식적 지도·점검(2019년~2023년 8월까지 120차례 점검, 결과 보고는 8건) 등 부적정 운영 실태 14건이 적발됐다.
북구는 검도부 운영 관리 담당 국장, 전현직 과장 3명에 대해서는 훈계 조치했다. 전·현직 주무팀장과 담당공무원 등 5명에게는 주의 처분을 내렸다. 연가 보상비·출전 여비 부적정 지급 사례 관련 비용 235만여 원은 환수키로 했다.
오유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