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이후 집값 반등 지역이 서울에서 수도권, 지방으로 확산하고 있다. 급매물 소진 이후 서울지역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이어나가는 가운데, 지방도 1년3개월 만에 상승 전환하면서 온기가 돌고 있다.

전국의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21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07% 상승했다. 전부(0.04%)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서울이 0.14% 상승하며 전주(0.09%)보다 상승 폭을 키웠고, 수도권도 전주보다 0.04%p(포인트) 높은 0.12%의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강북권에서는 성동구(0.25%), 용산구(0.21%), 마포구(0.20%) 등이, 강남권에서는 송파구(0.37%), 강남구(0.20%) 등의 상승률이 뚜렷했다.

경기도는 전주보다 0.04%p 오른 0.12% 상승했다. 과천(0.46%)과 화성(0.44%), 하남(0.42%), 성남 수정구(0.37%) 등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천(0.06%)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상승 폭은 전주 대비 0.02%p 줄었다.

최근 2주 연속 보합세를 기록한 지방도 0.02% 상승하며 지난해 5월 첫째 주 이후 68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5대 광역시(0.02%), 8개도(0.02%), 세종(0.08%)이 모두 오르며 지방 집값도 1년 3개월여 만에 상승했다.

전국 전셋값도 0.07% 올라 전주(0.04%) 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 특히 서울(0.15%)과 수도권(0.15%)이 각각 0.04%p, 0.05%p 올랐다. 하락세를 유지하던 지방도 보합(0.00%)으로 전환했다.

주택매매심리도 상승세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7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114.1)보다 2.9p 오른 117.0을 기록했다. 전국 기준 지수가 상승국면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4월(116.0) 이후 15개월 만이다.

국토연구원 소비심리지수는 95 미만이면 하강, 95∼115 미만은 보합, 115 이상은 상승 국면으로 구분한다.

일각에선 급매물 소진 이후 아파트값 반등지역이 서울에서 수도권, 지방으로까지 확산하면서 집값이 바닥을 다지고, 상승 전환했다는 분석을 나온다. 하지만 집값의 추세적인 반등을 전망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거래량도 예년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고, 하반기 금리 인상 등의 변수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상승지역의 국지적 현상을 본격적인 집값 상승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주택 거래량이 늘고, 집값도 상승했으나,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에 따라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일부 상승지역에서 신축을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이뤄진 국지적 현상으로 보인다"설명했다.

권 교수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거래량이 회복했지만, 여전히 평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거래량"이라며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 지속과 고금리 기조 유지,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 등 변수가 여전한 만큼 집값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