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홈런 레이스를 선두에서 이끌어 가는 타자는 LG 트윈스 박동원(33)이다. 소속팀과 포지션을 감안하면 그의 홈런왕 도전은 매우 이색적인 점이 눈에 띈다.

박동원은 지난 16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경기에서 8회 상대 이선우의 슬라이더를 공략, 좌월 솔로포를 날렸다. 이 한 방으로 박동원은 올 시즌 10홈런 고지를 선점했다.

홈런 부문 2위로 8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낸 노시환(한화 이글스), 3위로 7개의 대포를 터뜨린 양석환(두산 베어스)에 앞선 기록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에 합류한 박동원은 쾌조의 스타트를 끊고 있다. 지난달까지 25경기에서 4개의 아치를 그리더니 이달 들어서는 10경기에서 무려 6차례나 손맛을 봤다.

전 구단 타자 중 가장 먼저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면서 홈런왕 경쟁에도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역대 LG 출신 타자 중 홈런 1위에 오른 선수는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 박동원의 도전은 더욱 눈길을 끈다.

LG는 10개 구단 중 홈런왕을 배출하지 못한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넓은 잠실을 홈 구장으로 쓰는 만큼 대포를 펑펑 터뜨리기가 쉽지 않은 조건도 갖고 있다.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는 타자가 홈런왕에 오른 것도 단 세 차례 뿐이다. 1995년 김상호(OB 베어스)가 첫 잠실 구장 홈런왕을 차지했고, 1998년 타이론 우즈(OB)가 그 뒤를 이었다. 2018년에는 김재환(두산)이 잠실 홈런왕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LG 유니폼을 입고 가장 많이 담장을 넘긴 타자는 로베르토 라모스다. 라모스는 2020년 38개의 아치를 그려 역대 LG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작성했다. 국내 타자만 놓고 보면 1999년 이병규가 작성한 30홈런이 최다다.

LG의 국내 타자가 시즌 10홈런을 선점한 것도 박동원이 처음이다. 박동원이 홈런 1위로 시즌을 마친다면 LG의 오랜 숙원도 풀리게 된다.

포수의 홈런왕 도전도 흔한 장면은 아니다. 체력소모가 큰 포수 자리를 책임지면서 타격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건 쉽지 않다. 역대 KBO리그에서 포수 출신 홈런왕은 이만수(1983·1984·1985년), 박경완(2000년·2004년) 둘 뿐이다.

박동원의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은 키움 히어로즈 소속이던 2021년 날린 22개다.

당시 개막 후 한 달여가 지난 5월1일 NC 다이노스전에서야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했던 박동원은 팀의 시즌 57번째 경기이자 자신의 51번째 경기에서 10번째 홈런을 날렸다.

올해는 팀의 36번째 경기, 자신의 35번째 경기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면서 과거에 비해 한층 페이스를 높이고 있어 더욱 기대를 모으는 상황이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