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 통과로 이전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특별법 해석을 놓고 '충분하다' 대 '부족하다'는 시·도 간 입장차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나 특별법 시행령 제정을 앞두고 시·도간 긴밀한 협력이 요구되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전날 KBS광주방송총국이 마련한 토론740에서 '광주 군공항 이전 해법은?'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했다.

토론회에는 김광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문금주 전남도 행정부지사, 최용선 더불어혁신정책연구원장(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관), 정기영 세한대 교수가 참여했다.

먼저 김광진 광주부시장은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 통과로 이전 논의에 가속도가 붙길 바라며, 군공항 이전은 광주시가 원한다고 강제로 할 수 없다. 지자체가 유치의향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법 통과로 조금 더 수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금주 전남부지사는 "주민 수용성 문제(이전 지역 지원사업)는 별개로 하고, 특별법 통과로 광주 군공항 이전 논의의 장이 활발하게 마련된 것은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양 시·도는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김광진 광주부시장은 이전 사업비 부족분에 대한 국가지원에 방점을 찍었다.

김 부시장은 "종전 부지를 (개발)판매해서 얻은 이익금 가지고 새로운 공항을 만들어야 하는데 어느 정도 규모로 만들어야 하는가? 공항 시설뿐 아니라 소음 완충지역에 대한 규모, 지원시설 규모 등 기존에는 이런 부분에 대해 국가는 한발 뒤로 물러나 있을 테니 광주시가 판매금을 가지고 알아서 해보세요 식이었다"며 "특별법 통과로 추가 이전 비용에 대해 국가가 뒤로 빠지지 않고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보완이 됐다"고 말했다.

또 "(국가 지원이 가능하기에) 충분한 논의구조 안에서 이전 받고자 하는 지자체의 요구안을 제시하면 지자체끼리, 국가와 함께 논의의 길이 많이 넓혀질 것으로 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문금주 전남부지사는 특별법의 아쉬운 부분에 대해 전남도의 입장을 밝혔다

문 부지사는 "김광진 부시장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먼저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 배경을 돌이켜 보면 현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당초 군공항 특별법에서 정한 기부 대 양여 방식에 대해 지역 정치권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지적했고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기존 법안의 보완책으로 이전 지역에 대한 범정부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국가가 주도적으로 이전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고 이런 측면에서 특별법이 필요했고, 지난 7월 광주전남상생발전협의회 차원에서 시·도지사가 합의해 (이전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담기로) 발표했는데 이번에 제정된 특별법에는 이런 부분들이 모두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문 부지사는 또 "이번 특별법은 기존 법안과 비교 시 기부 대 양여 방식 외에 딱 하나 '이전 사업비가 부족하면 국가가 지원하는 근거' 마련 외에는 알맹이가 없다"며 "국가 지원 부분에 대한 절차와 규모, 범위는 또 다시 시행령으로 정해야 하기 때문에 전남도 입장에선 아쉬움이 크다"고 입장을 밝혔다.

문 부지사가 언급한 당초 특별법에 담기로 시·도가 합의 했다가 누락됐다는 부분은 군공항 이전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시책이다.

군공항 이전 주변 지역에 대한 사회간접자본시설(SOC) 지원과 신도시 산업단지 인프라 조성, 소음 완충지역 활용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김광진 부시장은 "이전할 수 있는 사항들은 모두 기존 법을 따르게 돼 있고, 종전부지의 가치를 잘 높여서 그 금액을 이전 지역에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이번 특별법에 담았다. 이전할 수 있는 것과 관련해선 법률적인 제도적 개편은 다 이뤄졌다"며 "법 조항을 만드는 과정 안에서 우려하고 염려하는 부분들을 다 녹여 넣었다"며 이전 지역 지원사업 추진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부시장은 부연 설명을 통해 "이전 지역에 대한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하는 부분은 대구 군공항 이전 특별법과 (광주 군공항 특별법에) 다른 용어가 들어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대구는 민·군이 합동으로 (법안에)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민간공항에 대한 지원시설까지 명시한 것이고, 광주는 일단 기본적으로 군공항만 담는 것이기에 민간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전 지역 범주에 대해서도 다른 지역은 10㎞로 한정했지만 광주는 법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배후단지를 직접적으로 설립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전지 지자체 전체로 넓혀놔서 (지원 사업은)염려할 부분이 아니다"며 "이전지역 지원 사업을 전담하는 위원회가 꾸려지면 관련 사업을 충실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고 국무조정실장이 위원장을 맡아서 역할을 해 줄 것이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관을 역임한 최용선 더불어혁신정책연구원장은 광주 군공항 특별법 해석에 대한 명확한 전제 조건 적용을 강조했다.

최 원장은 "광주 군공항 이전에는 총사업비 6조3000~4000억원이 소요된다. 기존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했을때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엔 실제론 충족한 곳이 있고, 그런 이전 대상지가 있다"며 "광주시가 말하는 것은 이 사업을 기부 대 양여로 진행하다가 공기 연장 등의 문제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 국가가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마치 이걸 잘못 오해해 버리면 총사업비를 넘어선 비용이라든지 아니면 국가가 어느 특정한 사업비를 (총사업비)그 예산 안에 집어넣어 지원한다든가 하는 오해를 불러 올수 있어서 특별법을 해석을 하는데 있어선 명확하게 '(지원 범위)이런 부분들을 전제하고 가야 한다"며 국가 지원 규모가 어느 선까지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명쾌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회 과정에선 유치의향서 제출, 추가 지원책, 민간공항 이전 등을 놓고 광주시와 전남도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다만 광주시와 전남도는 군공항 이전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 전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에는 입장을 같이했다.

김광진 부시장은 "예비후보지 선정이라는 것이 행정절차의 최종 골은 아니다. 시작점"이라"며 "제출하는 것이 바로 군공항 이전지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대하는 지자체도 제대로 주민설명회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금주 전남도 부지사는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는 부분이 있다"며 "정보가 부족하다는 부분에 대해선 필요하다면 전남도가 직접 나서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공론화의 장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슬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