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4일 이른바 '정순신 사태'와 관련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인사 참사를 방지할 대안을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여당을 향해서는 민주당이 제안한 법사위 현안 보고 일정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는 피할 수 없다. 한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그간 인사 검증이 '객관적이고 투명한 인사 검증'이었는지 국민 앞에 진실하게 고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만에 '인사가 만사'가 아닌 '인사가 참사'가 됐다"며 "정순신 사태는 검사 출신에 대한 끼리끼리 검증 앞에서 인사 검증 체계가 인위적으로 멈출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동훈 장관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인사 검증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담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며 "한 장관이 약속했던 투명성과 책임성, 전문성은 어느 날 갑자기 신기루처럼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의 공언과 달리 법무부는 인사 검증 업무에 대한 국회와 언론의 감시를 한사코 거부했다"며 "한 장관은 검사 일변도 성격이 드러난 현행 인사 검증 체계를 극복한 대안을 마련해 보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당 뒤에 숨어선 안 된다. 여당이 장관의 국회 출석에 반대하더라도 한 장관 스스로 자청함이 마땅하다"며 법사위에서 '정순신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여당을 향해서는 "법사위 현안 보고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묻는 출발점이다. 국민의힘은 말로만 책임 운운할 게 아니라 법무부 현안 보고 일정을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유독 법사위만 안 된다며 이를 거부했다. 여당에 불리해서 안 된다는 건지, 한 장관에게 불리해 안 된다는 것인지 도통 모를 일"이라고 꼬집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책임져야 할 분이 있으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힌 것을 두고는 "말로만 책임 운운할 게 아니라 현안 보고 일정을 수용해야 한다"며 "현재 법사위에 50억 클럽과 김건희 특검법을 포함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후 법사위 파의 모든 책임은 오롯이 여당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성폭력특별법, 스토킹처벌법, 쌍특검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여당이 먼저 협상테이블에 나와서 여러 대안을 제안하는 게 상식이라고 보이는데, 그분들은 하고 싶은 게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탄희 의원은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국회 책임을 방기해 (이태원 참사 등의)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데 공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빨리 법사위를 열 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오유나 기자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