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최하위 성남FC가 구단 매각설에 흔들리고 있다.

시민구단인 성남의 매각설은 최근 신상진 성남시장이 한 주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시작됐다.

신 시장은 "개선 의지도 없고 꼴찌만 하고 '혈세를 먹는 하마(성남FC)'를 유지하는 건 시민에 대한 배임"이라며 "성남FC가 비리의 대명사가 됐다. 이런 구단의 구단주를 하고 싶지 않다. 기업에 매각하거나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K리그1 최하위(승점 18 4승6무17패)로 강등 위기에 몰린 성남 선수단은 구단주인 신 시장의 발언에 크게 동요했다.

특히 시즌 도중 매각설이 공식화하면서 당황스럽다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용인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세미프로리그인 K3, K4리그로 내려갈 거란 말까지 나왔다.

사실 이번 위기는 성남 시장의 소속 당이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뀌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여기에 전임 이재명 시장 시절 시정 비리 의혹이 커지면서 정치적 외풍까지 휘몰아친 상태였다.

설상가상 신 시장이 대놓고 성남 구단을 '혈세 먹는 하마'로 지칭하면서, 기업구단이던 성남 일화 시절을 포함해 33년 역사를 가진 프로축구 전통의 명가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매각설에 성남 팬들은 분개했다. 서포터즈 '블랙리스트'는 지난 2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성명을 내고 "지난 2년간 성남FC가 정치면에 오르내리면서 우리의 땀과 목소리가 더렵혀졌다"며 "성남FC가 정치권 어용단체로 재창단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번 사건은 성남FC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흔들려온 시민구단 모두에 해당하는 사안이다.

과거 지방선거에선 일부 후보들이 축구단 해체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전임 지자체장이 키운 축구단을 지우려는 의도였다.

실제로 구단이 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지자체의 지원 규모가 크게 줄면서 위기를 맞았다.

또 축구와 관련 없는 인물의 낙하산 인사와 정치인의 개입으로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시민구단이 선거철만 되면,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는 이유다.

물론 이것이 전적으로 시민구단에만 해당하는 문제는 아니다. 기업구단 역시 총수의 지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없는 구조다.

해당 스포츠에 대한 총수의 관심이 식거나 덜한 후계자가 기업을 이끌면 기업구단도 존폐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축구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축구 산업 자체가 허약한 프로축구의 문제"라면서 "맹목적인 구단 늘리기가 지금의 시민구단 문제를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