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요한 "왜군 연기했지만 거북선 보니 숙연해졌어요"
영화 '한산:용의 출현'서 왜장 와키자카 역
90kg 까지 증량…일본어 연기에 공들여
"단순한 빌런 아닌 사람으로 보여주려 해"
"출연 이유는 이순신, 촬영하며 자긍심도"
90kg 까지 증량…일본어 연기에 공들여
"단순한 빌런 아닌 사람으로 보여주려 해"
"출연 이유는 이순신, 촬영하며 자긍심도"
입력 : 2022. 07. 27(수) 16:11
"멋있던데요."
배우 변요한(36)에게 영화 '한산:용의 출현'에서 왜군 장수 '와키자카'를 연기한 자기 모습을 어떻게 봤냐고 묻자 이렇게 답하며 웃었다. 그는 화면에서의 모습이 자신이 표현하려 했던 와키자카의 외양과 잘 맞아떨어졌다고 자평했다. 변요한이 이런 말을 한 건 와키자카가 되기 위해 외모에 변화를 줬기 때문이다. 그는 십여 킬로그램 증량해 몸무게를 90㎏에 육박하게끔 늘렸다. 일본 사무라이 정신을 담아내기 위해 머리를 올려 묶었다. 얼굴에서는 호랑이 같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길 바라며 어느 때보다 뜨겁게 움직였다. 26일 변요한을 만났다. 그는 "그렇게 와키자카의 모습이 되고나니까 에너지가 나오고 자신감이 생기더라"며 "그 자신감이 걸음걸이도 바꿔놨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호리호리하고 재빠른 느낌의 와키자카를 생각했어요. 외국에서 제작한 갑옷을 입었는데, 옷이 안 맞더라고요. 옷이 축 처지면서 너무 안 어울리는 거예요. 그때부터 무제한 증량에 돌입했습니다. 제가 태양인 체질이라 살이 잘 쪄요. 그렇게 살을 찌우다 보니까 어느 순간 갑옷이 딱 맞게 됐습니다."
변요한이 맡은 와키자카는 왜의 젊은 장수. 그는 1592년 6월 용인전투에서 수천의 병사로 조선군 수만을 기습해 패퇴시킨 자신감으로 7월에는 이순신 등이 지키고 있는 전라도 지역 앞바다를 차지하기 위해 나선다. 이곳은 북진하는 왜군을 지원하는 보급로를 확보하기 위해 중요했고, 명나라를 공략하기 위한 거점이라는 점에서 군사적 요충지였다. 이에 와키자카와 왜 수군은 한산도 앞바다에서 이순신의 조선 수군을 전격적으로 공략하지만 대패하고 퇴각한다. 이 이야기가 '한산:용의 출현'에 담겨 있다.
"와키자카를 단순히 빌런으로 묘사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왜군 장수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야 사람 같을 것 같았어요. 사람에겐 다 감정이 있잖아요. 그렇다면 전 그런 와키자카의 감정을 충실히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영화에서 배우가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 중 비중이 가장 높은 게 대사다. 여기에 변요한의 와키자카 연기에 어려움이 한 가지 더 있었다. 바로 일본어로 연기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는 일본어를 가르쳐주는 강사 2명과 이번 영화를 사실상 함께 준비했다. 촬영장에서도, 밥을 먹으러 갈 때도 변요한은 일본어를 가르쳐주는 이들과 자리를 함께했다고 한다. 다만 그의 목표는 원어민과 같은 발음과 억양으로 일본어를 구사하는 게 아니었다고 했다. 일본어 대사를 외우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되 중점은 감정을 표현하는 데 뒀다고 했다. 그렇게 그가 선택한 건 정통 사극 스타일의 일본어였다. 변요한은 "일본어 선생님과 긴 논의 끝에 사극 톤의 일본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다"며 "낯설더라도 새로운 걸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무리 연습을 해도, 일본에 수백번 여행을 가도 완벽한 일본어는 구사할 수 없잖아요. 어쩔 수 없이 어설프단 말이죠. 저는 일본어를 하려는 게 아니라 연기를 하려는 것이었으니까, 할 수 있는 만큼 알고 열심히 일본어를 준비하되 가장 중요한 건 제가 하는 말에 감정이 담기는 것이라고 봤습니다."
변요한이 연기한 건 와키자카이지만, 이 영화에 출연한 이유는 이순신 장군이라는 존재 때문이었다. 그는 김한민 감독에게 '한산:용의 출현' 시나리오를 건네받은 뒤, 살다보니까 잊고 지냈던 이순신이라는 영웅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이 가슴 뜨거워지는 이야기에 그는 자긍심을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나서 출연하기로 했다. 그는 세트장에서 실물 크기 거북선 모형을 봤을 때를 떠올리며 "숙연해지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전 왜군 장수를 연기하던 중이었는데도 거북선 보니까 제 눈빛이 달라지더라고요. 전 한국 사람이잖아요. 가슴이 쿵쾅거리더라고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저것 때문이었으니까요. 이순신, 거북선, 학익진 책으로만 봤던 게 영상화돼서 나온다고 생각하니까 벅찼어요. 거북선 보고 아이처럼 좋아했습니다."
'한산:용의 출현'은 2014년 1761만명이 본 '명량'의 후속작이다. '명량'에도 와키자카가 등장한다. 이 작품에선 배우 조진웅이 와키자카를 맡았었다. 흥행에 대한 부담, 선배 연기자가 했던 역할을 이어받았다는 압박도 있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변요한은 그런 부담은 전혀 느끼지 않았다고 했다. "어떤 캐릭터가 저한테 주어지면 그 인물을 잘 표현하고 싶어서 최선을 다하는 것 뿐입니다. 당연히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럴 거라고 믿어요."
배우 변요한(36)에게 영화 '한산:용의 출현'에서 왜군 장수 '와키자카'를 연기한 자기 모습을 어떻게 봤냐고 묻자 이렇게 답하며 웃었다. 그는 화면에서의 모습이 자신이 표현하려 했던 와키자카의 외양과 잘 맞아떨어졌다고 자평했다. 변요한이 이런 말을 한 건 와키자카가 되기 위해 외모에 변화를 줬기 때문이다. 그는 십여 킬로그램 증량해 몸무게를 90㎏에 육박하게끔 늘렸다. 일본 사무라이 정신을 담아내기 위해 머리를 올려 묶었다. 얼굴에서는 호랑이 같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길 바라며 어느 때보다 뜨겁게 움직였다. 26일 변요한을 만났다. 그는 "그렇게 와키자카의 모습이 되고나니까 에너지가 나오고 자신감이 생기더라"며 "그 자신감이 걸음걸이도 바꿔놨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호리호리하고 재빠른 느낌의 와키자카를 생각했어요. 외국에서 제작한 갑옷을 입었는데, 옷이 안 맞더라고요. 옷이 축 처지면서 너무 안 어울리는 거예요. 그때부터 무제한 증량에 돌입했습니다. 제가 태양인 체질이라 살이 잘 쪄요. 그렇게 살을 찌우다 보니까 어느 순간 갑옷이 딱 맞게 됐습니다."
변요한이 맡은 와키자카는 왜의 젊은 장수. 그는 1592년 6월 용인전투에서 수천의 병사로 조선군 수만을 기습해 패퇴시킨 자신감으로 7월에는 이순신 등이 지키고 있는 전라도 지역 앞바다를 차지하기 위해 나선다. 이곳은 북진하는 왜군을 지원하는 보급로를 확보하기 위해 중요했고, 명나라를 공략하기 위한 거점이라는 점에서 군사적 요충지였다. 이에 와키자카와 왜 수군은 한산도 앞바다에서 이순신의 조선 수군을 전격적으로 공략하지만 대패하고 퇴각한다. 이 이야기가 '한산:용의 출현'에 담겨 있다.
"와키자카를 단순히 빌런으로 묘사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왜군 장수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야 사람 같을 것 같았어요. 사람에겐 다 감정이 있잖아요. 그렇다면 전 그런 와키자카의 감정을 충실히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영화에서 배우가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 중 비중이 가장 높은 게 대사다. 여기에 변요한의 와키자카 연기에 어려움이 한 가지 더 있었다. 바로 일본어로 연기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는 일본어를 가르쳐주는 강사 2명과 이번 영화를 사실상 함께 준비했다. 촬영장에서도, 밥을 먹으러 갈 때도 변요한은 일본어를 가르쳐주는 이들과 자리를 함께했다고 한다. 다만 그의 목표는 원어민과 같은 발음과 억양으로 일본어를 구사하는 게 아니었다고 했다. 일본어 대사를 외우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되 중점은 감정을 표현하는 데 뒀다고 했다. 그렇게 그가 선택한 건 정통 사극 스타일의 일본어였다. 변요한은 "일본어 선생님과 긴 논의 끝에 사극 톤의 일본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다"며 "낯설더라도 새로운 걸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무리 연습을 해도, 일본에 수백번 여행을 가도 완벽한 일본어는 구사할 수 없잖아요. 어쩔 수 없이 어설프단 말이죠. 저는 일본어를 하려는 게 아니라 연기를 하려는 것이었으니까, 할 수 있는 만큼 알고 열심히 일본어를 준비하되 가장 중요한 건 제가 하는 말에 감정이 담기는 것이라고 봤습니다."
변요한이 연기한 건 와키자카이지만, 이 영화에 출연한 이유는 이순신 장군이라는 존재 때문이었다. 그는 김한민 감독에게 '한산:용의 출현' 시나리오를 건네받은 뒤, 살다보니까 잊고 지냈던 이순신이라는 영웅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이 가슴 뜨거워지는 이야기에 그는 자긍심을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나서 출연하기로 했다. 그는 세트장에서 실물 크기 거북선 모형을 봤을 때를 떠올리며 "숙연해지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전 왜군 장수를 연기하던 중이었는데도 거북선 보니까 제 눈빛이 달라지더라고요. 전 한국 사람이잖아요. 가슴이 쿵쾅거리더라고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저것 때문이었으니까요. 이순신, 거북선, 학익진 책으로만 봤던 게 영상화돼서 나온다고 생각하니까 벅찼어요. 거북선 보고 아이처럼 좋아했습니다."
'한산:용의 출현'은 2014년 1761만명이 본 '명량'의 후속작이다. '명량'에도 와키자카가 등장한다. 이 작품에선 배우 조진웅이 와키자카를 맡았었다. 흥행에 대한 부담, 선배 연기자가 했던 역할을 이어받았다는 압박도 있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변요한은 그런 부담은 전혀 느끼지 않았다고 했다. "어떤 캐릭터가 저한테 주어지면 그 인물을 잘 표현하고 싶어서 최선을 다하는 것 뿐입니다. 당연히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럴 거라고 믿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