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중증 장애인이 치료 병상을 배정 받지 못하고 엿새 만에 숨졌다.

장애인을 위한 병상 확보의 체계적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장애인 단체와 광주시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중증 장애인 A(49·여)씨가 지난 17일 오전 9시 30분께 전남대학교 병원 응급실에서 폐혈증으로 숨졌다.

숨진 A씨는 앞서 지난 1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척추성 근위축증과 폐 질환 등 지병을 앓고 있었다.

당초 코로나19 확진된 중증 장애인의 경우 생활치료센터에서 따로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재택 치료 체계를 중심으로 하는 방역 지침에 근거해 중증 장애인은 '일반 관리군'으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별도 치료 병상을 배정 받지 않고 재택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도 재택 치료를 받았으나, 확진 이후 급격히 병세가 악화됐다. 급기야 A씨 가족이 지난 16일 오전 방역 당국에 병상 배정을 요청했지만, 당장 입원 병상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A씨는 같은 날 오전 지역 한 병원에서 약 처방을 받았으나, 병세가 악화해 다음 날 오전 2시께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가 끝내 숨졌다.

당시 광주 지역 코로나19 치료 병상 가동률은 중증 병상 98.1%, 준중증 병상 86% 등으로 포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인 단체는 중증 장애인을 위한 병상 확보 대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는 "기저 질환이 있는 장애인은 감염병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중증 장애인을 위한 병상 확보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병상이 몇 자리가 남았다고 해서 당장 환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과 병원 여건을 고려해 배정한다"며 "병상 확대와 더불어 중증 장애인에게 우선적으로 병상을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오유나 기자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