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간다는 상가만 있고 입점 상인은 없어요. 코로나19 이후 상가가 1년간 공실이예요."

지난 2015년 이후 구 도심에 '이색 거리' 조성과 카페·식당이 들어서면서 광주 남구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양림동이 코로나19 확산 기점으로 방문객이 줄어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광주 남구 양림동 카페 거리·펭귄마을 일대.

이색 거리 '펭귄마을'은 지난 2013년 양림동 어르신 4~5명이 고철 작품으로 노후 주택 골목길을 꾸며 탄생했다. 이후 2015년부터 방문객 발길이 본격적으로 늘었다.

그러나 광주지역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2월부터 '펭귄마을' 골목길엔 녹이 슨 고철 작품만 자리를 채웠다. 방문객이 이따금씩 찾았지만, "사람이 없네"라며 입구만 둘러 보고 발길을 돌렸다.

양림동 공연·체험 프로그램도 중단됐다.

문화 공간 '1930 양림쌀롱'은 지난 2016~2019년까지 연간 3000~1만50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양림동 문화 유적지 투어가 중단됐고, 올해 진행 여부도 불투명하다.

펭귄마을 인근, 방문객으로 북적이던 양림동 상점가도 썰렁했다.

카페·식당·옷가게 자리였던 상점 곳곳엔 '임대문의', '영업중단'이 적힌 안내문이 걸렸다.

한 카페는 문을 열었지만, 손님이 없어 직원 2명만 자리를 지켰다.

자물쇠가 채워진 한 술집 입구엔 빛 바랜 납부 고지서 몇 장이 꽂혀 있었다.

불이 꺼진 식당 내부의 수북한 먼지와 거미줄은 상가가 오랜 기간 비워졌다는 것을 짐작케했다.

모 양림동 부동산중개업자 김모(44)씨는 "코로나19 이후 폐업 상가가 크게 늘었다. 1년 간 입점 문의가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림동 주민 박모(27)씨는 "1년 전부터 이 일대 빈 상가가 부쩍 늘었다. 업종이 바껴도 손님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양림동 상인들은 임대료 인하와 메뉴 개발·상점 공유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림동 청년소상공회(양림르네상스) 김선미 대표는 "양림동 상가가 몇 년 새 월세가 15~3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올랐다. 동네 가능성을 보고 들어온 상인들이 비싼 월세와 코로나19로 이중고를 겪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림동 만의 근·현대사를 이용한 특색 있는 메뉴와 관광 상품 개발이 시급하다. 방문객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상점 소개 플랫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심교언 교수는 "임대료 인하는 자본시장에서 현실적으로 어렵고, 지원금도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며 "지자체가 상가 건물을 사서 공공재로 활용하거나, 지역의 특성을 유지하되 지속적인 컨텐츠 개발로 시민 발길을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동취재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