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지역 주민들이 '보성-고흥 고압송전선로·변전소' 설치 백지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24일 보성-고흥 고압송전선로·변전소 건설사업 반대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득량면사무소 광장에서 군민 반대 궐기 대회를 진행했다.

궐기대회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 주민 70여 명만 참여했다.

주민들은 "한전의 추가적인 변전소 설치와 보성-고흥 간 고압 송전선로 개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며 주민과 보성군에 공식 사과할 것을 한전에 요구했다.

대책위는 "일부 주민만을 대상으로 비밀리에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암암리에 사업을 진행했다. 임의로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 변전소 입지선정위원을 구성해 사업을 강행했다. 행정청인 보성군을 배제하고 지역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송전선로와 변전소 사업이 추진되는 득량면 일대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기수갈고둥 서식지로 보호가 필요한 곳이다. 득량 오봉산 구들장 채취 현장은 보성군에서 국가문화재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곳으로 지역 현안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져 막대한 피해를 유발한다"고 덧붙였다.

선천규 대책위원장은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주민 건강을 담보로 농촌 지역의 지속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 같은 문제는 정부가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따라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라며 "현지 사정을 고려,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수정해 달라"고 밝혔다.

한전 중부건설본부 광주·전남건설지사 관계자는 "사업 초기 단계다. 관련 절차에 따라 주민 대표와 중립적 위치에 있는 외부 인사 등과 사업을 논의하는 단계다. 구체적 사안이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사업의 윤곽이 나오면 주민설명회를 연다. 모든 절차를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보성=김덕순 기자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