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군은 돌봄 이웃이 기부 물품을 무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나누고 가게’의 운영을 시작했다고 28일 밝혔다.

구례군에 따르면 ‘나누고 가게’는 구례군 산동면에 거주하는 저소득계층과 복지 사각지대 가구가 월 3만 원 상당의 물품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무료 나눔 가게다.

산동면사무소 인근의 ‘나누고 가게’는 산동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주관으로 한 달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28일 문을 열었으며, 다음 달 3일부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원 물품인 식료품, 생활필수품 등은 기업이나 개인의 후원을 받아 채워놓고, 가게는 협의체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한다. 후원문의는 산동면사무소로 하면 된다.

운영시간은 매주 월·수·금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다. 올해 말까지 운영할 예정이지만, 기부가 이어지면 연장 운영도 가능하다.

구례군은 전남도 사회혁신 공모사업에 ‘신 타인능해 나누고 가게’라는 이름으로 공모해 지난 3월 총사업비 1200만 원을 확보했다. ‘타인능해(他人能解)’는 조선 시대 양반가옥인 구례 운조루 뒤주에 새겨진 문구로 ‘타인도 열게 하여 주위에 굶주린 사람이 없게 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쌀 두 가마니 반이 들어가는 나무 독에 쌀을 채워놓고 흉년이 들어 끼니를 이을 수 없을 때 가져가라는 선행으로 가진 자의 나눔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군은 타인능해 정신을 바탕으로 나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신 타인능해 나누고 가게’라는 이름으로 이 사업을 추진했다.

개소식에는 김순호 구례군수, 유시문 구례군의회 의장, 이우엽 산동면재경향우회장 등이 참석해 기부문화 확산을 독려했다.

김순호 군수는 축사를 통해 “타인능해 정신을 다시 되살려 함께 나누는 행복한 기부문화가 산동면에서 시발점이 되어 각지에 퍼지기를 바란다”며 “군 차원의 다양한 기부 확산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유영만 산동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은 “산동면 나누고 가게가 나눔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회원들과 잘 운영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어려운 이웃들에게 오랫동안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많은 독지가의 후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례군은 이와는 별도로 오는 5월 구례읍에서 나눔의 가게를 개소할 계획이다.

구례=박진호 기자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