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이 '한국섬진흥원' 유치를 전격적으로 철회하면서 목포시 유치에 청신호가 켜졌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24일 오후 군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섬진흥원 유치의 꿈을 목포시에 양보한다"고 밝혔다.

박 군수는 "비록 한국섬진흥원 유치의 꿈은 양보하지만 '대한민국 섬 정책 일번지'로서 길을 앞으로도 계속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섬진흥원은 섬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이 지난 2012년에 전국 최초로 제안했고, 관련 법안도 목포지역 전·현직 국회의원의 발의에 의해 이뤄졌다.

목포시와 신안군은 섬의 날 제정을 주도하고, 제1회 섬의 날을 목포 삼학도에서 공동 개최하면서 한국섬진흥원 유치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유했다.

하지만 양 지자체가 한국섬진흥원 유치 공모에 나란히 뛰어들면서 지역 유치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목포지역시민사회단체에서는 "모든 조건을 갖췄는데도 목포시와 신안군이 따로 유치전에 나서면서 빨간불이 켜졌다"면서 조건 없는 단일안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우량 군수의 전격 포기 선언으로 목포시의 한국섬진흥원 유치도 한발 다가서게 됐다.

김종식 목포시장은 "대승적 차원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리신 신안군의 결단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번 결정은 양 시군의 공동 상생과 화합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섬의 관문에 위치한 목포시는 지역의 획기적 발전의 계기가 될 한국섬진흥원 유치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신안군을 비롯한 서남권 인근 지자체와 협력해 상생 발전에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오는 4월 최종 설립지가 결정될 한국섬진흥원 유치전에는 전북 군산시, 경남 통영시와 남해군, 충남 보령시와 홍성군, 인천 광역시 중구와 옹진군 등 9개 지역이 신청했으나 신안군의 포기로 8개 지역으로 줄었다.

목포시는 삼학도의 옛 항운노조 부지를 한국섬진흥원 설립 장소로 제안했으며, SNS 릴레이 캠페인을 펼치는 등 유치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목포=박정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