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도로 철거 작업을 마친 광주 백운광장에 '공중 보행로' 설립을 앞두고 주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광주 남구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백운광장 일대(21만3000㎡)에 사업비 58억 원을 들여 '공중 보행로'를 설치한다고 14일 밝혔다.

현재 남구는 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해 오는 2023년까지 백운광장에 미디어 파사드(외벽 LED조명 활용 정보 전달 기능 구현)·컨테이너 음식 거리·청년 복합 플랫폼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심 뉴딜 사업 성공을 위해 남구는 주월동·양림동 일대 푸른길 공원의 관광객 등 유동 인구가 손쉽게 유입되는 것이 중요하고, 현재 주요 간선도로로 인해 끊긴 보행로를 확보해야 한다고 봤다.

시공 여건이 여의치 않은 지하도나 보행 개선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횡단보도 체계 개편보다는 공중보행로가 최적 대안이라고 잠정 결론내렸다.

공중보행로 설치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도 높게 봤다. 시가지 남동측 도심 외곽 중간 지구에 위치, 백운광장 주변 상권의 미래 잠재 성장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랜드마크' 성격을 띈 보행 시설이 상권 부흥에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검토를 통해 남구는 다음 달부터 총 연장 207m·너비 4~8m 규모의 공중보행로 공사를 발주한다.

남구 관계자는 "노후 상가가 많아 상권 유입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여가를 즐길 수 있는 활력있는 도심을 만들고자 추진하는 도심재생 사업이다. 인근 공동주택 단지 개발로 6500여 가구가 새롭게 유입하는 데 따른 보행 편의도 충분히 고려한 결정이다"고 설명했다.

주변 상인·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백운동 주민 이모(50)씨는 "주월동~양림동을 오가려면 횡단보도를 2번에 거쳐 건너야 했다. 공중보행로가 생기면 도보 이동 시간이 꽤 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양림동에 사는 양모(23·여)씨는 "공중보행로가 도심 상징물로서 경관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주월동 주민 설모(65)씨는 "푸른길을 오가는 대부분이 노년층이다. 경사로 구간은 무릎에 무리를 준다. 주민들이 얼마나 이용할 지 불투명하다"며 "육교도 이용객 수요·노후화를 고려해 사라지고 있지 않느냐.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모 카페 업주는 "보행로가 1층 상점 시야를 가릴 수 있다. 보행로 입구만 붐비게 되면 전반적으로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될 것이다"고 토로했다.

근처 오피스텔에 사는 김모(34)씨는 "현 계획대로라면 보행로 위에서 집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일 것 같다"고 걱정했다.

도로교통공단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공중보행로는 장·단점이 분명하다. 보행 편리성을 고려하면 장점도 많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설 보수·관리가 쉽지 않다. 투입 예산 대비 이용객 수요, 기대 효과 등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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