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산수유꽃이 절정을 이루고 있는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 상춘인파가 연일 몰리면서 방역 대책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14일 구례군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구례군 산수유 군락지에 예년보다 일주일 일찍 꽃이 피기 시작한 지난주부터 상춘 인파가 몰리고 있다.

하천을 중심으로 펼쳐진 산수유 군락지마다 삼삼오오 나들이객들이 사진을 촬영하며 즐거운 모습이지만, 한쪽에서 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구례군 방역 요원들은 혹시 모를 감염병 확산 우려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구례군은 산수유 꽃길을 따라 5개의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2인 1조로 근무조를 편성해 총 10명을 배치했다.

이들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코로나19 방역 요원 사업에 따라 고흥군이 고용한 14명의 전문 방역 요원 중 일부로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산수유 군락지에서 일한다.

관광객들의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 독려, 사회적 거리 두기 안내 등을 통해 많은 사람이 한자리에 밀집되지 않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맡지만, 몰려드는 관광객을 일일이 점검하기는 쉽지 않다.

때때로 마스크가 내려와 턱스크가 된 관광객들의 경우 언쟁이 오가는 상황도 발생하곤 하지만 가능한 한 불쾌감이 전달되지 않도록 권유하고 있다.

야외에 몰린 인파가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정점의 '산수유 문화관'으로 이어지는데, 실내인 이곳은 야외와 다른 긴장감이 흐른다. 입장을 위해 체온 측정과 손 소독제 사용, 방명록 장성 시간 긴 줄이 생기면서 방역 관리 측면에서 어려움이 따르기도 했다.

방역반은 입장객이 몰리는 시간 연세가 많은 분이 QR코드 측정으로 입장이 지연되는 상황이 연출됨에 따라 QR코드보다는 전화번호를 방명록에 적는 방식으로 더 빠르게 인파를 분산시키기로 했다.

구례 산수유꽃 관광객은 지난해 이맘때 토요일 기준 4719대의 차량이 진입했으나 올해는 7035대가 진입해 49%가 늘었다. 올해도 평일 하루 3000~4000대, 주말 9000대의 차량이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타지에서 방문한 조 모(43) 씨는 "가족들과 함께 지난주 일요일 구례 산동면 방면으로 산수유꽃 구경을 다녀왔으나, 거리 두기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너무 많았다"면서 "하지만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야외라는 점에서 감염병에 대한 걱정은 크게 않았다"고 말했다.

구례군 방역 당국은 "활짝 핀 산수유꽃고 맑은 봄날을 맞아 모여드는 상춘 인파를 강제로 못오게 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하면서도 "관광객 개인 개인이 자신의 건강과 혹시 모를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체온 측정, 거리 두기 등 개인 방역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 달라"고 말했다.

구례군은 산동면과 지리산 등으로 향하는 국도에는 곳곳에 '방문자제', '이동 금지'를 당부하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게시하면서, 코로나19 차단에 나서고 있지만, 주말 차량 행렬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섬진강 변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도 매화꽃이 활짝 피면서 봄나들이객이 몰리고 있다. 광양시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우려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광양매화축제'를 취소했다.

또 시 홈페이지와 SNS, 현수막 등을 통해 시민과 방문객들의 매화마을 방문 자제를 요청하면서 축제장과 매화마을 주차장 등을 폐쇄했다. 몰려드는 상춘객은 마스크 미착용 단속을 강화하고, 방역 작업을 펼치고 있으며 노점상과 무허가 건축물, 품바 소음, 불법 음식점 단속에 총력을 쏟고 있다.

구례=박진호 기자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