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대남 파상공세가 예사롭지 않다. 잇단 담화를 통해 대북 전단 살포를 성토하며 남북이 맺은 합의 파기까지 언급했다. 북한 통일전선부는 지난 5일 담화에서 남한 정부를 향해 “적은 역시 적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폐를 예고했다. 전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에 이은 구체적 결기다. 이대로 가면 연락사무소 폐쇄를 신호탄으로 남북군사합의 파기, 개성공단 철거, 금강산관광 폐지 등의 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처럼 북한이 남측을 향해 극도의 적대감을 드러내자 해석이 분분하다.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살포를 표면적 이유로 내세우지만, 무언가 한층 복잡한 셈법이 감춰져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청와대는 김여정 담화 직후 대북 전단은 백해무익한 것이라 규정했고, 통일부도 전단 살포 금지 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내부의 일부 부정적 여론까지 감수하면서 신속히 내놓은 화답이다. 그런데도 북한의 공세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 안보 상황의 안정적인 관리다. 공교롭게도 오는 25일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에 맞춰 탈북민단체가 대북 전단 100만장을 북쪽으로 띄워 보내겠다고 예고했다. 전단살포를 주도하는 탈북민단체는 전단 살포가 자신들의 사명과 의무라며 강행 의사를 꺾지 않고 있다. 만약 정부가 전단살포를 막는다면 보수진영의 반발이 예상되고, 그렇다고 놔두자니 남북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은 자명하다.



어쨌든 정부는 적극적 설득을 통해 대북 전단살포를 자제시켜야 한다. 이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간절한 희망 사항이기도 하다. 나아가 오는 15일 도래하는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은 악화된 남북관계를 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6·15공동선언은 분단 이후 남북 최고 지도자가 함께 발표한 최초의 선언이지 않는가. 남북 문제는 당사자간 대화로 푸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다. 남북 당국이 긴밀한 대화로 이번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