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가 시작됐다. 1948년 5월 31일 개원한 초대 제헌의회에서 시작해 벌써 72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 우리 국회는 6·25 한국전쟁을 비롯해 3·15 부정선거, 4·19혁명, 박정희 5·16 군사쿠데타, 전두환 군부의 12·12쿠데타,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 등 역사적 사건들과 함께 부침을 겪었다. 개원일은 4·19혁명 직후 출범한 5대 국회부터 들쭉날쭉하다가 1988년 13대 국회 때 5월 30일로 정해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국회에는 청와대나 정부 못지않게 세계 무대에서 한국이 비상하는데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후반 국정목표를 ‘세계 선도국가’로 잡았다. 상상을 뛰어넘는 도전들에 맞서 머뭇거리지 않고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다. 직면한 내·외부 갈등은 국회라는 용광로 안에 넣어 합의 가능한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고, 초당적 협력을 통해 정부가 난관들을 돌파하도록 뒷받침하는 게 21대 국회의 과제다.



뭣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실물경제 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대한 추가 지원과 비정규직·플랫폼노동자·미취업 청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도 절박하다. 지난 20대 국회 말미 예술인만으로 한정해 통과시킨 전국민고용보험 대상도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디지털뉴딜·그린뉴딜을 핵심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구상을 일자리 창출로 연결하는 입법 작업도 반드시 필요하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loT), 5G, 빅데이터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과 그에 따른 산업생태계 재편 등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한 준비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20대 국회 막판에 제외됐던 종합부동산세 입법을 다시 추진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을 비롯한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 작업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나아가 당장은 어렵더라도 새 시대에 맞는 권력구조 재편 작업도 이번 국회가 시금석을 놓고 결론까지 맺어주길 기대한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