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이후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자를 둘러싼 논란과 비판이 더욱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런 점은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조사한 결과, 윤씨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70.4%에 달했고 사퇴할 필요가 없다는 대답은 20.4%에 그쳤다. 물론 확인되지 않은 각종 의혹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조사 결과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그렇다 해도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데도 윤씨는 구체적 입장을 내놓기는커녕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윤씨는 지난 18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사퇴 의사가 없다고 밝힌 뒤 각종 의혹 제기에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21대 당선인을 대상으로 연 워크숍에도 불참했다. 넘치는 기백으로 의정활동에 첫발을 내디뎌야 할 초선 의원이나 자기희생을 무릅쓰고 위안부 인권운동에 30년간 몸 바친 활동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그가 이끌었던 정의연이 27일 수요시위에서 30년 투쟁의 성과를 이어가되 스스로 돌아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윤씨를 영입한 더불어민주당 모습도 똑같다. 윤씨를 옹호하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이해찬 대표는 “잘못이 있으면 고치고 책임져야 하나 이는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며 “신상털기식 의혹 제기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원론적인 말이지만 윤씨에 대한 사수 의지를 내비친 것이며, 갈수록 커지는 당 안팎의 비판 여론과는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윤씨의 제대로 된 해명은 찾아보기 힘들고 각종 의혹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SNS 등에는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난무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자칫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면서 위안부 인권운동과 투쟁 과정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목소리는 온데간데없이 묻혀버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