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군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리산 케이블카사업에 또 제동이 걸렸다. 구례군은 일자리 창출과 관광객 유치를 위해 군비 416억원을 들여 산동 온천지구와 지리산 종석대 하단을 잇는 3.1㎞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며 환경부에 허가를 요청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인근 4개 시·군(구례·남원·산청·함양)에서 제시한 노선 가운데 하나만 자율 조정토록 요구했다.



가뜩이나 케이블카 설치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지리산권에 산악열차를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변수다. 이번 4·15총선에서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 무소속 김태호 당선인은 ‘지리산 산악열차’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리산을 둘러싼 전남과 전북, 경남 등 3개 도를 잇는 철도를 설치해 친환경 전기열차를 운행하겠다는 것이다. 산악열차는 8년전부터 전북 남원에서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기술적 타당성조차 검증받지 못한 상태인데 경남까지 뛰어들면서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더욱 오리무중 상태에 놓이게 됐다.



구례군은 지난 1990년부터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 환경부에 4번이나 신청서를 냈으나 모두 반려됐다. 그럼에도 민선 7기 김순호 군수가 “2020년을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원년으로 삼겠다”며 당국에 3만5천여명의 서명부를 제출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구례군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사업 추진위원회는 지리산 자연보호지구를 관통하는 15.5㎞ 도로를 운행하는 연간 50만대 이상의 차량 소음과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주장이다. 또 이 도로에서 야생동물 로드킬 사고가 빈발하고, 급경사로 인한 대형 교통사고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에 오히려 지리산환경보호를 위해서는 케이블카 설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지리산생명연대’와 ‘국립공원을 지키는시민의 모임’ 등 환경단체들의 반대도 변함이 없다. 결국 지리산 케이블카는 당국의 허가보다 경쟁 지자체와의 합의 여부가 관건이다. 진전없는 독자추진보다 지리산권 4개 시·군이 상생 발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