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의혹 제기를 시작으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그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출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를 향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위안부 피해 당사자인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은 큰 파문을 일으키며 시민사회와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부실한 회계 공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 확보 과정 등 정의연 활동 전반이 도마 위에 올랐고 결국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됐다.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후 정의연·정대협 회계와 관련한 의혹은 연일 쏟아진다. 이들 단체의 국세청 공시자료에서 총액 오류와 누락 사례가 무더기로 나오기 때문이다. 정의연 측은 회계담당자의 실수라면서 사과하고, 일부 사안에는 사실관계를 적극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엄연히 회계사를 내부 감사로 둔 조직에서 이런 회계부실이 전혀 걸러지지 않은 점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결국 민주당 안에서도 윤씨에 대한 사퇴 요구가 나왔다. 사퇴론을 들고나온 이는 김영춘 의원이다. 김 의원은 SNS에서 윤씨가 원래의 운동가로 돌아가 백의종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사퇴를 주장하는 근거도 댔다. 윤씨 관련 의혹이 더는 해명으로 끝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윤씨가 이끌었던 정대협과 정의연의 회계부정 의혹 등은 연일 쏟아지고 있고, 검찰은 정의연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민주당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며 윤씨에 대한 거취 결정을 미루고 있다. 하지만 정의연 등 시민단체 운영과 회계에서 도덕적으로 문제 될만한 사실이 이미 여럿 확인된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이런 일이 생길 때면 으레 했던 당 차원의 진상조사가 없는 것도 비판받을 대목이다. 당은 즉각 진상조사단을 꾸려 의혹의 진위와 책임의 크기를 가려야 할 거라는 김 의원의 지적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님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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