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거기 책상 간격 더 넓혀주세요. 반별로 방역물품도 다 배분하셨죠?"

고3 학생들의 등교수업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광주 북구 빛고을고등학교는 3학년 담임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맞을 준비로 분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새 학기가 시작한 이후 80여 일만에 사실상 개학에 들어가는 이 학교에는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각종 장비가 새로 등장했다.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발열 체크를 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됐고, 급식실에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투명 가림막이 세워졌다.

빛고을고등학교에 따르면 전 교직원의 의견수렴을 거쳐 ‘코로나19 대응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학년별 시차등교, 교실 내 책상 거리두기, 소독제·쓰레기통 비치 등 교실환경을 재정비 했다.

고3 등교개학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광주 북구 빛고을고등학교 복도에서 선생님들이 '우측통행' 안내표를 바닥에 붙이고 있다.

학교 본관에서 급식실로 향하는 길목과 학교 전체에 온통 '우측통행'을 안내하는 화살표와 방역지침을 당부하는 알림판이 붙었다.

특히 빛고을고등학교는 이번 등교 개학 시 학생들에게 안전한 급식실 운영을 위해 식탁에 칸막이를 설치해 지정좌석제를 실시하고, 교직원들이 팀을 이뤄 학생 급식 지도와 식사 후 소독을 담당하는 등 학생들의 불안감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고3 등교개학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광주 북구 빛고을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선생님이 칸막이에 '8반' 종이를 붙이고 있다

인적 없이 조용한 1, 2학년 교실을 지나 3학년 교실이 있는 4층에는 교사들의 분주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선생님, 거기 30번 책상 앞뒤 간격 조금 더 넓혀주세요", "여기 테이프 좀 더 가져다주세요", "반마다 마스크랑 소독제 올려두셨죠?"

3학년 교실로 들어서려고 하자 교사가 뒷문으로 안내했다.

"이제부터는 접촉을 최소화 하기 위해 학생들 모두 뒷문으로 들어가고 앞문으로 나오도록 했어요."

뒷문 앞에는 교실 안쪽 방향으로 화살표가, 앞문에는 복도 방향으로 화살표가 붙어있었다. 교실로 들어서니 책상에는 체온계, 마스크, 손 소독제, 분무기 형태의 소독제 등 각종 방역 물품이 놓여있다.

눈에 띄는 것은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평균 25명이 정원인 고3 학급은 5개의 책상이 5줄씩 줄지어 있었고 모의고사 교실처럼 간격은 모두 널찍이 떨어져 있었다.

교실 곳곳에는 '출입문 항상 열어놓기', '무리 지어 다니지 않기', '우측통행', '생활 속 거리두기', '창문 수시로 열어 환기하기' 등 방역 안내 지침이 빼곡하게 붙어있었다.

학교 내 화장실, 계단, 난간 등 학생 및 교직원 밀집 장소 등과 같은 취약지역을 주 대상으로 자체 방역 계획을 수립해 매일 일상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시교육청 주관 정기소독과는 별개로 자체 예산을 투입해 전문소독업체의 방역도 실시하고 있다.

3학년 3반 장동술 교사는 "선생님들이 학업 외에도 지도 교육할 것이 많아졌다. 석 달 만에 학생들을 맞는 만큼 확진자 발생으로 학교 폐쇄라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생님과 학생들이 모두 책임감을 갖고 방역에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광희 행정실장은 "만약 확진자가 나왔을 경우에 대비해 학생들의 동선 파악을 쉽게 하기 위해 각 반과 급식실에서 정해진 번호에만 앉을 수 있도록 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밀접, 간접 접촉자를 빠르게 골라내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설명했다.

김형태 교장은 "학생들이 스스로 책상을 소독하고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것이 일상이 되도록 지도·교육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모든 전염병에 있어서 대비할 수 있는 새로운 학교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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