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일파만파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2일 오전 10시 기준 이태원 클럽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00명대를 넘어섰다. 전국에서 연쇄적 2~3차 감염, 그리고 이에 따른 2차 대유행 공포가 급속히 퍼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3~5일 사흘 연속 지역사회 감염 제로(0)의 성과에 들떠 있던 분위기가 단 일주일 만에 싸늘하게 식었다.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이태원 소재 클럽을 방문한 5천500여명 중 약 2천여명은 여전히 연락 불통 상태라는 것이다. 정부가 휴대전화 기지국 정보와 카드 결제 정보 등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이태원 클럽 방문자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모양이다. 신원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 일부러 전화를 피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처음부터 연락처를 허위로 기재한 사례도 많다는 것이다.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 중 30%가량은 증상이 없었다고 하는데 연락이 닿지 않는 2천여명 중에도 무증상 감염자가 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감염 사실조차 모른 채 ‘조용한 전파’를 계속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클럽 고객은 대부분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이어서 타인과 접촉하는 빈도도 잦다. 검사와 격리, 그리고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들이 비난과 차별을 염려해 자꾸 음지로 숨어들어 간다는 것이다. 신천지예수교의 집단 감염이나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에서 나타나고 있는 확진자에 대한 ‘낙인찍기’는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두 사태의 본질은 강력한 코로나19의 전파력과 이에 따른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다.

이런 불상사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클럽 방문자가 자신과 가족, 그리고 이웃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스스로 신고하고 검사를 받는 것이다. 2~3차 전파로 인한 확산을 막으려면 이번 주가 매우 중요한 시기다.당사자들의 현명한 판단과 신속한 신고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