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발이 매우 우려스럽다. 10일 낮 12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54명으로 집계됐다. 10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중 이태원 소재 클럽 관련 접촉자는 24명이다. 이 가운데 클럽을 직접 방문한 확진자는 18명이며 이들의 접촉자 6명도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것으로 알려졌던 ‘용인 66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 불과 사흘 만의 일로, 관련 확진자는 훨씬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도 34명으로 늘어 안타깝게도 한 달 만에 다시 30명대가 됐다.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았던 우리의 방역 역량이 중대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깨끗하게 정화해놓은 샘물이 미꾸라지 몇 마리 때문에 흙탕물로 변했다. 대한민국을 코로나19 수렁으로 빠지게 한 신천지 대구교회 사태를 떠오르게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충북과 부산, 제주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문제는 2차 감염이다. 클럽에 다녀온 자들이 지역사회로 돌아가 가족과 직장 동료, 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경우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수 있다. 실제로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중에는 병원과 백화점, 콜센터 등 대규모 감염 우려가 있는 곳에서 근무하는 이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황금연휴 시작 전날인 4월 29일부터 5월 6일 새벽까지 이태원 클럽 방문자 7천200여 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들어갔지만, 조사에 큰 어려움이 있다. 인적사항을 허위로 기재한 경우가 많고, 확인이 어려운 외국인도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당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감염 확산을 막아야겠지만, 무엇보다도 클럽 방문자들의 협조가 중요하다.이들이 순순히 협조하지 않으면 강제수단도 동원해야 한다. 클럽에 다니는 극소수 사람들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고통을 받는 일이 되풀이되서는 안 된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