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지난 6일부터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면서 제한적으로 일상생활이 재개됐다. 3월 22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된 지 46일 만이다. 재택근무를 하던 직장인들이 다시 출근길에 나섰고, 그동안 문을 열지 못했던 박물관과 미술관, 도서관 등도 속속 운영을 재개했다. 프로야구도 5일 개막했고 8일에는 프로축구, 14일에는 KLPGA도 올해 첫 라운딩을 시작한다. 일단 무관중으로 시작하지만 관객 입장이 허용되면 경기 열기가 본격 달아오를 것이다.



생활 속 거리두기의 출발은 나쁘지 않다. 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명 증가, 사흘 연속 신규 확진자 5명 미만을 기록했다. 직전 사흘간 0명이던 국내 지역감염 사례가 1명 나왔으나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다만 방역전문가들이 말하듯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적은 ‘방심’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도 어쩔 수 없이 출근해야 했던 직장인이 많아 계속 붐볐던 대중교통 수단은 더욱 혼잡해질 수밖에 없다. 한 자리씩 띄어 앉거나 1ｍ 이상 거리를 두라는 방역당국 지침을 이행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서인지 거리에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띄게 늘었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여전히 나오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외국인 노동자를 비롯해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을 상대로 적극적인 검사에 나서는 등 ‘조용한 전파’를 막기 위해 힘써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감염 위험보다는 사태가 심각한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사실 소상공인과 비정규직들의 피해는 규모조차 파악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경제위기 극복도 튼튼한 방역이 뒷받침될 때 가능한 일이다. 코로나19 재유행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시작된 ‘생활방역’ 체제는 미래의 위험에 대비한 역량을 강화하고 대응 체계를 갖추는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