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실업대란이 현실로 닥쳤다. 일자리를 잃고 새로 구직급여를 신청한 실업자가 지난달 15만6천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달(12만5천명)보다 무려 3만1천명(24.8%)이나 증가한 수치다. 바이러스 확산 초기였던 2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가 작년 동월 대비 2만7천명 늘어난 데 이어 폭도 확대됐다. 코로나19의 실물경제 충격으로 극심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산업현장의 고용조정이 적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지표로 드러난 셈이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를 업종별로 보면 개인병원을 포함한 보건·복지업(3만5천명), 제조업(1만9천명), 건설업(1만6천명), 도·소매업(1만5천명),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1만5천명) 등에서 많았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들이다. 이런 고용조정은 끝이 아니고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장기화하면 관광·문화 공연 관련 산업에서 시작해서 다른 산업 쪽으로, 매출 감소를 견디기 힘든 영세 중소기업에서 대기업 쪽으로 퍼질 것이다. 그러면서 산업 전반이 실업대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경영이 어려워도 휴업·휴직으로 버티며 고용을 유지하려는 기업에 정부가 임금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건수도 요즘에는 하루 2천건 안팎으로 늘었다. 지난해 전체 신청 건수가 1천500건 남짓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기업들의 경영 사정이 얼마나 어려운지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한번 없어진 일자리는 다시 만들어내기 쉽지 않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폐업한다는 것은 가지고 있는 자금을 다 쓰고 더는 버티기 어렵기 때문에 내린 결정으로 다시 시작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는 이들이 생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힘써야 한다. 이미 발표한 비상경제대책 재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하고 여기에 더해 사회안전망도 강화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