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사전투표가 10∼11일 이틀간 전국 3천508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만 18세 이상 국민은 누구나 별도 사전신고 없이 전국의 어느 투표소에서나 사전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오는 15일인 총선 당일 본 투표에 참여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유권자라면 평일과 주말이 하루씩인 사전투표일을 활용해 국민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더구나 이번 총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큰 가운데 치러지는 것이어서 사전투표의 효능과 가치가 더욱 커졌다. 투표 의향은 있지만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걱정이나 엄격한 방역 절차 때문에 투표장 가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사전투표를 하게 되면 이런 우려와 혼잡을 피해 여유 있게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투표소 내 감염을 걱정하는 방역 당국의 고민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최근 여론을 보면 이번 총선에서는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유권자의 투표 참여 의지를 꺾는 일도 속출하고 있어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적극적 투표 의향이 실제 투표율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가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총선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 스스로 정치 혐오나 무관심을 부추기는 듯한 인상마저 준다. 비례대표 위성정당 문제와 관련해 민주주의 기본원칙과 대의를 버리고 작은 이익에 집착하는 거대 양당의 퇴행적 행태나 역대 선거의 단골 메뉴인 막말과 실언 등이 그것이다.



투표는 비(非)민주, 반(反)민주라는 악성 바이러스를 몰아내고 민주주의 체제의 건강성을 유지해주는 면역 세포와 같다. 정권심판론과 야당심판론이 팽팽하다고 하는데 아무도 심판하지 않으면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정치인들은 반성할 줄 모르고 또 다시 악행을 저지르게 된다. 최선이 없으면 차선, 차선이 없다면 조금이라도 덜 나쁜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