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한민국 교육사에 처음 온라인 개학이 이뤄진다. 9일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16일에는 중·고 1∼2학년과 초등 4∼6학년, 20일은 초등학교 1∼3학년이 순차적으로 원격수업에 들어간다. 온라인 수업이라 해도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의 본질에는 변함이 없지만, 교실에 한데 모여 공부하는 것과는 모든 게 다를 수밖에 없다.



새로 입학하거나 학년이 올라가면서 담임교사도 바뀌고 급우들도 낯설 것이다. 대학이 아닌 초·중·고교에서 일정기간동안 모든 수업을 원격으로 하는 건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한다. 게다가 충분한 준비 기간이나 예행연습 기회도 없었던 터라 일선 교육 현장에는 불안감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아무리 베테랑 교사라도 어떤 방식으로 수업하고 평가할 지 선뜻 모범 답안을 제시하긴 어려울 것 같다.



실제 온라인 교실이 문을 열기도 전에 곳곳에서 걱정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운영하는 원격교육플랫폼 ‘e학습터’에서는 최근 상당량의 자료가 손실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e학습터는 교사가 학생들의 학습 진행 상황을 관리하는 ’온라인 학급방‘과 동영상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으로, 교사들이 올린 학습 자료와 강의계획서, 과제가 무더기로 삭제된 것이다. 서버 증설 과정의 실수라는데 비슷한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지난 6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화상회의에서조차 연결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용된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은 교육 현장에서도 많이 쓰는데 해킹과 사생활 침해 등 보안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어 우려를 키운다.



원격수업에 따른 학습 공백을 막으려면 스마트 기기 부족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등 지금 상황에선 아무리 준비한다고 해도 시행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작용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서로를 비난하기보다는 교육 주체가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데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