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국회 권력의 향배를 가르는 4·15 총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됐다. 13일간의 열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무관하게 혼탁과 과열 양상을 보일 기미가 역력하다. 감염 우려 때문에 대면 선거운동은 줄어들지 모르겠으나 SNS 등을 통해 비방과 악선전은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비례의석을 더 많이 얻으려는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 꼼수에다 군소정당 난립까지 영향을 끼친 결과다.



정치 도의를 상실한 막말이 선거전 전야에 터져 나온 것은 불길한 전조다. 미래통합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가 문제가 됐다. 이 채널 뉴스 진행자와 출연자가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며 임기 후 오랫동안 교도소에서 무상급식을 먹이면 된다고 말한 것이다. 비판이 잇따르자 통합당은 해당 영상을 삭제했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통합당의 의도는 태극기부대의 대통령에 대한 비판 정서를 노린 것이었겠지만 막 나가도 너무 막 나갔다는 평가다. 오죽하면 당내 일각에서까지 이를 두고 당의 우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겠는가.



미래통합당 인천지역 후보의 “인천 촌구석” 발언도 위태롭다. 2년 전 지방선거 때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신조어 발설로 크게 타격받은 것을 벌써 잊은 모양이다.



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뒤늦게 철회한 10대 공약도 마찬가지다. 공약 중에는 기본소득 월 60만원 지급과, 모든 민간 토지에 1.5% 토지보유세 부과 같은 것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다른 형제의 생각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



비례의석을 노리고 급조된 또 다른 정당인 열린민주당이 ‘검찰총장→검찰청장’ 명칭 교체를 주요 공약이라고 내놓은 것도 황당하다. 조국 프레임을 다시 꺼내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견제해 여권 일부의 지지를 끌어내려는 목적임은 천하가 아는 일이지만 말장난에 불과하다. 초·중·고교는 교장인데 왜 대학만 총장이냐고 따질 시간에 본질적인 문제를 더 살펴보기 바란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