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터무니 없는 주한미군 유지비용 증액 요구 탓에 미군기지 내 한국인 근로자 다수가 무급휴직까지 당할 처지에 놓였다. 한국과 미국이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제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제7차 회의에서도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북간 긴장관계를 이용해 미군을 남한에 주둔 시켜 놓고 자국의 이익을 챙기는 트럼부 행정부는 군사적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등 자국의 이익과 방위에 엄청난 도움을 받으면서도 미군들이 먹고 자고 쉬고 훈련하는 비용 모두를 한국에 떠넘기려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속국처럼 여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는 지난해 9월 시작된 협상에서 현재보다도 무려 5배 이상 높은 50억 달러를 요구했다. 이후 40억 달러로 요구액을 낮췄지만 여전히 황당한 금액이다. 그런데지난주 미국 협상팀이 제시한 액수를 보면 미국의 입장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미국의 비상식적인 압박 속에서 한국은 10% 이상의 증액을 제시했고, 최근 7차 회의에서는 추가 증액을 담은 제안까지 내놓았으나, 여기에도 미국은 호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더 나아가 SMA 부재를 이유로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4월 1일부터 무급휴직하라고 통보하는 등 한국인 근로자들의 생계까지 위협하는 만행을 벌이고 있다.



설사 SMA 타결이 늦춰진다고 해도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만이라도 먼저 해결하는 융통성은 얼마든지 발휘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마저 거부했다. 한국인 근로자의 임금을 볼모로 분담금 대폭 인상을 밀어붙이려는 의도가 뻔하다. 미국은 합의가 이뤄질 수 없다면 한국인 근로자 대부분의 무급휴직이 불가피하다며 한국을 거듭 압박했다. 애꿎은 근로자들을 협상에 활용한다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극심한 일방주의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미국에 질질 끌려다녀야 하는지 개탄스럽다. 태극기부대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까.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