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유럽 입국자 4명 확진…해외 차단 강화해야
각국 국경 봉쇄하는데, 한국 특별입국절차 구멍 많아
젊은층 무증상 감염자 많아, 10~30대 한시적 입국 제한을
젊은층 무증상 감염자 많아, 10~30대 한시적 입국 제한을
입력 : 2020. 03. 16(월) 16:5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탑승객들이 체온을 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해외 유입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 유럽 국가에서 국내로 입국하려다가 검역 과정에서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발견되고 최종 확진 판정을 받은 입국자가 이틀간 4명이나 발생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이 나온지 1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라 더 우려된다. 최근까지 국내로 들어온 1000여명 이상의 유증상 입국자 중 확진 사례가 없었던 것을 비춰보면 해외 유입에 의한 추가 전파 위험성이 현실화한 것이다.
이를 두고 특별입국절차를 이용해 외국인의 국내 입국을 허용하는 정부 방역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완전 봉쇄나 입국자 14일 격리조치와 달리 특별입국절차는 무증상 입국자를 가려낼 수 없기 때문이다.
◇유럽 감염자 폭발 증가…EU 솅겐조약마저 무력화시킬 정도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유럽발 입국자 검역에서 13일 확진자 1명, 14일에는 3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유럽발 입국자가 국내 공항 검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16일 오전 0시 기준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는 대상을 중국·홍콩·마카오·일본·이란 등 아시아 5개국 외에 유럽 전체 국가로 확대했다.
특별입국절차는 정부가 지정한 국가에서 국내로 오는 입국자가 건강상태질문서를 의무적으로 작성하고, 국내 연락처 및 주소지 확인, 발열 체크 등을 강화하는 조치다. 입국자는 국내에 체류하면서 모바일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입국자는 이 앱에 매일 자신의 건강 상태를 기록해야 한다.
전 세계 국가들이 국경을 봉쇄하거나 입국자를 14일 동안 격리·관찰하는 조치를 내리는데 반해 우리나라 정부는 여전히 특별입국절차를 통해 의심환자를 조기에 찾아내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코로나19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 대륙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15일(현지시간) 기준 자국에서 보고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3590명 늘어난 2만4747명이라고 발표했다. 누적 사망자는 368명 증가한 1809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보고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지난 1월 말 중국인 관광객 부부가 첫 확진자로 판명된 이후 일일 기준으로는 가장 많았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자 지난 9일 전국에 봉쇄령을 내렸으나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도 이날 코로나19에 따른 사망자의 전날의 2배가 넘는 288명으로 증가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럽연합(EU)에서도 회원국의 국경을 통제하는 사례가 속속 나타났다. 독일이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스위스, 룩셈부르크, 덴마크 등 주변국과 국경을 전격적으로 봉쇄했다. 이 같은 조치는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조약' 기본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그 만큼 상황이 엄중함을 의미한다.
이뿐만 아니라 노르웨이가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고, 덴마크도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고 한 달 간 국경을 넘을 수 없다고 발표했다. 16일 현재 코로나19 대유행으로 15개 국가와 지역이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국경을 봉쇄하는 국가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中·日 국경 닫는데 한국 마이웨이?…무증상 젊은 층 사각지대
사정이 이렇다 보니 특별입국절차를 통해 국내 입국자를 추적·관리하는 정부 방역 정책을 고수하기보다 전세계 흐름에 맞춰 국경 봉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한국발 방문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는 총 140곳까지 늘었다. 유엔 회원국(193국)을 기준 70%가 넘는 나라들이 한국에 빗장을 걸어 잠갔다.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도 우리나라보다 앞서 강력한 입국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시는 모든 입국자들이 시 당국이 지정한 장소에서 14일간 자가격리하며, 모든 비용은 본인이 부담하는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16일 0시부터 모든 외국발 베이징 입국자는 증상 유무와 상관없이 집중·관찰 장소로 보내져 14일간 격리된다. 사실상 외국인은 당분간 베이징시를 방문하지 말라는 신호다. 일본도 한국과 중국발 입국자를 14일간 자가격리하는 조치를 기습적으로 발표해 9일부터 시행 중이다.
최근 외신들이 앞다퉈 한국 정부의 방역 활동을 높이 평가하는 보도를 잇따라 내놨지만, 해외 유입에 의한 추가 전파 위험성을 고려할 때 입국 제한 카드를 꺼내들 시점이라는 전문가들 분석이 많다.
특히 코로나19에 걸려도 무증상(무자각) 상태로 지낼 확률이 높은 10~30대 젊은 층의 한시적 입국 제한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무증상 확진자는 본인 스스로는 증상을 느끼지 않을 수 있지만, 지역 내 노인과 기저질환자 같은 고위험군에게 전파하는 매개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방역당국이 교육당국과 함께 오는 22일까지 연기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 시기를 추가로 미루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도 나이가 어릴수록 코로나19 전파 연결고리로 작용할 위험성이 높아서다.
한재용 대한검진의학회 학술이사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데도 우리나라는 해외 유입에 의한 위험성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특히 무증상(무자각) 상태로 입국해 검역까지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10~30대 젊은 층 입국자에 대해 강력한 입국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층 유학생은 코로나19에 걸려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자가관리 앱을 통해서도 필터링이 어려울 수 있다"며 "이들이 고령자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거나, 학교 단위 집단감염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이 나온지 1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라 더 우려된다. 최근까지 국내로 들어온 1000여명 이상의 유증상 입국자 중 확진 사례가 없었던 것을 비춰보면 해외 유입에 의한 추가 전파 위험성이 현실화한 것이다.
이를 두고 특별입국절차를 이용해 외국인의 국내 입국을 허용하는 정부 방역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완전 봉쇄나 입국자 14일 격리조치와 달리 특별입국절차는 무증상 입국자를 가려낼 수 없기 때문이다.
◇유럽 감염자 폭발 증가…EU 솅겐조약마저 무력화시킬 정도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유럽발 입국자 검역에서 13일 확진자 1명, 14일에는 3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유럽발 입국자가 국내 공항 검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16일 오전 0시 기준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는 대상을 중국·홍콩·마카오·일본·이란 등 아시아 5개국 외에 유럽 전체 국가로 확대했다.
특별입국절차는 정부가 지정한 국가에서 국내로 오는 입국자가 건강상태질문서를 의무적으로 작성하고, 국내 연락처 및 주소지 확인, 발열 체크 등을 강화하는 조치다. 입국자는 국내에 체류하면서 모바일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입국자는 이 앱에 매일 자신의 건강 상태를 기록해야 한다.
전 세계 국가들이 국경을 봉쇄하거나 입국자를 14일 동안 격리·관찰하는 조치를 내리는데 반해 우리나라 정부는 여전히 특별입국절차를 통해 의심환자를 조기에 찾아내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코로나19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 대륙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15일(현지시간) 기준 자국에서 보고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3590명 늘어난 2만4747명이라고 발표했다. 누적 사망자는 368명 증가한 1809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보고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지난 1월 말 중국인 관광객 부부가 첫 확진자로 판명된 이후 일일 기준으로는 가장 많았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자 지난 9일 전국에 봉쇄령을 내렸으나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도 이날 코로나19에 따른 사망자의 전날의 2배가 넘는 288명으로 증가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럽연합(EU)에서도 회원국의 국경을 통제하는 사례가 속속 나타났다. 독일이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스위스, 룩셈부르크, 덴마크 등 주변국과 국경을 전격적으로 봉쇄했다. 이 같은 조치는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조약' 기본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그 만큼 상황이 엄중함을 의미한다.
이뿐만 아니라 노르웨이가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고, 덴마크도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고 한 달 간 국경을 넘을 수 없다고 발표했다. 16일 현재 코로나19 대유행으로 15개 국가와 지역이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국경을 봉쇄하는 국가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中·日 국경 닫는데 한국 마이웨이?…무증상 젊은 층 사각지대
사정이 이렇다 보니 특별입국절차를 통해 국내 입국자를 추적·관리하는 정부 방역 정책을 고수하기보다 전세계 흐름에 맞춰 국경 봉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한국발 방문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는 총 140곳까지 늘었다. 유엔 회원국(193국)을 기준 70%가 넘는 나라들이 한국에 빗장을 걸어 잠갔다.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도 우리나라보다 앞서 강력한 입국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시는 모든 입국자들이 시 당국이 지정한 장소에서 14일간 자가격리하며, 모든 비용은 본인이 부담하는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16일 0시부터 모든 외국발 베이징 입국자는 증상 유무와 상관없이 집중·관찰 장소로 보내져 14일간 격리된다. 사실상 외국인은 당분간 베이징시를 방문하지 말라는 신호다. 일본도 한국과 중국발 입국자를 14일간 자가격리하는 조치를 기습적으로 발표해 9일부터 시행 중이다.
최근 외신들이 앞다퉈 한국 정부의 방역 활동을 높이 평가하는 보도를 잇따라 내놨지만, 해외 유입에 의한 추가 전파 위험성을 고려할 때 입국 제한 카드를 꺼내들 시점이라는 전문가들 분석이 많다.
특히 코로나19에 걸려도 무증상(무자각) 상태로 지낼 확률이 높은 10~30대 젊은 층의 한시적 입국 제한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무증상 확진자는 본인 스스로는 증상을 느끼지 않을 수 있지만, 지역 내 노인과 기저질환자 같은 고위험군에게 전파하는 매개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방역당국이 교육당국과 함께 오는 22일까지 연기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 시기를 추가로 미루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도 나이가 어릴수록 코로나19 전파 연결고리로 작용할 위험성이 높아서다.
한재용 대한검진의학회 학술이사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데도 우리나라는 해외 유입에 의한 위험성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특히 무증상(무자각) 상태로 입국해 검역까지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10~30대 젊은 층 입국자에 대해 강력한 입국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층 유학생은 코로나19에 걸려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자가관리 앱을 통해서도 필터링이 어려울 수 있다"며 "이들이 고령자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거나, 학교 단위 집단감염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