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선거연령이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아지고 개정 선거법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적용된다. 촛불 민심으로 시작된 박근혜 대통령 파면 사태 이후 첫 총선이기도 하니 이른바 ‘탄핵정치’ 지형의 재편도 주목된다. 특히 이번 총선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민심의 소재를 확인하고 차기 대선을 앞둔 정치 환경을 가늠할 수 있다.



21대 총선은 어느 해보다도 진보와 보수 간에 격렬한 진영 갈등을 불러일으키며 이른바 ‘정권 심판론’ 대 ‘야당 심판론’이 충돌하는 형태로 구현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이로 인한 국내·외적 민생·경제 쇼크 속에 치르는 선거라는 점도 과거와 뚜렷이 구분되는 특징이어서 결과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전문 연합정당 합류 여부는 권리당원들의 압도적 찬성으로 확정돼 미래통합당의 비례전문 미래한국당과 대결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로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그 의미가 뭉개졌고 지역구와 비례대표 두 영역에서 거대 양당의 기득권과 독과점 구조만 강화하는 역설적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불과 엇그제까지 비례전문 정당을 비판했던 민주당의 두 얼굴이 떠오른다. 아무튼 두 당의 비례의석 탐욕 탓에 취지가 증발한 선거제 개혁은 21대 국회 몫으로 넘겨졌다.



마무리 단계에 속속 접어들고 있는 각 당의 공천 작업은 여성·청년 등 신진세력 발탁 부진, 후보 돌려막기, 비문(비 문재인) 낙천, 탄핵 동조세력 낙천, 후보 부적격 전력 논란 등으로 심각한 잡음을 일으키며 구태를 반복했다. 통합당에선 하루 만에 공천이 철회되고 이에 따른 공관위원장의 전격 사태로 비화됐다. 서민·중산층의 민생 개선과 경제활력 회복,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한 대형정책 공약 경쟁도 시들해지면서 유권자들이 절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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