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900명에 육박하는 등 확산세가 가파르다. 25일 오후 2시 기준 총 확진자는 893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는 9명이 됐다. 확진자 가운데 신천지 대구교회와 경북 청도 대남병원 관련자가 전체의 68.8%다.



정부는 전파 규모가 크지만 대구·경북(TK)과 특정 종교집단에서 코로나19가 집중됐다는 점을 고려해 격리 등 봉쇄 전략과 지역사회에서 환자를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피해 최소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확진자 수가 급증했으나 신규 환자가 생기는 패턴은 변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결국 TK에서 코로나19를 막지 못하면 사태를 진정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를 직접 방문, 대구시청에서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는 군·경 투입은 물론 민간 의료인력의 지원을 포함해 범국가적 총력 지원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지역 내 확산과 지역 외 확산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TK에서의 방역 성공 여부가 코로나19의 확장세를 가늠할 결정적 변수라는 판단이 엿보인다. 확진자 증가 흐름이 TK 경계를 넘는 순간 전파력이 큰 코로나19의 특성상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이를 수 있다.



감염병 급증으로 중국인에 대한 전면 입국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4·15 총선 연기론까지 거론될 정도로 사태 심각성과 위기의식이 커졌다. 결과론적으로 평가하긴 쉽지만, 선제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은 매우 민감한 이슈들이다. 머뭇거린다는 비판에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국가 전체의 지혜를 모아 최적의 결정을 도출해야 할 이유다.



경각심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겠으나, 과도하게 공포감을 갖거나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행위도 없어야 한다. 가짜 정보나 악성 유언비어에 휘둘리면 안 된다. 당국과 시민 모두 냉철하게 대응해야 한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