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정치판은 아직도 이합집산이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합당해 미래통합당을 출범시켰으며, 호남에 기반을 둔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역시 24일 합당 절차를 마쳤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와 자유통일당 김문수 대표도 합당 절차에 착수했으며, 25일에는 우리공화당에서 제명된 홍문종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을 앞세운 ‘친박신당’을 창당한다.



코로나19 확진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정부가 뒤늦게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단계인 ‘심각’단계로 올렸지만 정치권은 총선 의석 확보에 혈안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다. 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고 하지만 손바닥 뒤집듯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모양새를 보면 한심한 수준이다.



국회의 선거구 획정 논의도 볼썽사납다. 4·15총선이 두 달도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정확한 지역구 구도가 나오지 않았다. 선거구 획정은 국회의원 정수와 맞물린 문제인 만큼 최소한 선거일 1년 전에 결정해놓아야 당리당략에 치우치는 게리맨더링을 피할 수 있는데 대한민국 국회는 전혀 모르는 모양이다. 이 때문에 예비후보들은 당장 자신의 선거구가 어디로 바뀔지도 모른채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선거일이 임박해서야 선거구를 획정한 뒤 특정 정당 후보에게 묻지마식 투표를 하라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우리 정치사에 처음 도입되는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 역시 누더기가 되고 있다. 이미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해 인적 자원까지 몰아주며 연동형 비례제를 묵사발 만들었는데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위성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은 비례대표용 정당 창당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개혁이라며 도입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꼼수정치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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