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우한 폐렴’이라고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병 확진 환자가 최초 발원지인 중국을 제외하면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에 올랐다. 뭐든지 남보다 앞서려는 게 한국인들의 근성이라지만 혹독한 감염병까지 1등을 할 필요는 없는데 안타깝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중국 시진핑 주석의 눈치를 살피느라 중국인 입국 제한 등 즉각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 또 4월 총선을 의식한 것인지 감염병 위기 단계도 ‘심각’으로 격상해서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묵살했다. 그 결과, 우한 폐렴은 걷잡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청와대에서는 우한 폐렴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고 첫 사망자까지 나와 전 국민이 불안에 떨었던 지난 20일 영화 ‘기생충’ 관계자들을 불러 ‘짜파구리’ 파티까지 열었다. ‘짜파구리’는 영화 ‘기생충’에서 상류층이 즐겨 먹는 음식으로 등장했었다.



이날 오찬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전문 쉐프들이 준비한 메뉴 외에 제 아내가 여러분께 헌정하는 ‘짜파구리’가 포함됐다”고 자랑했단다. 실제로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유명 중국요리 쉐프에게 ‘짜파구리’ 조리법을 배웠고 이날 오찬에는 스테이크용 쇠고기로 데코레이션을 한 ‘짜파구리’ 요리가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 국민이 코로나 사태로 불안에 떨고 있는데 대통령 부부는 유유자적 짜파구리를 먹으면서 상류층의 멋을 뽐낸 것이다.



그 사이 우리나라는 세계 각국에서 천대받는 민족으로 전락하고 있다. 당장 이스라엘 정부가 우한 폐렴에 대한 우려로 한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했다. 현지시간 2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130여명은 입국금지를 당해 한국으로 되돌아왔다. 이스라엘 언론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한국에서 이스라엘로 오는 모든 항공편을 막는다고 보도했다. 이 얼마나 국제적인 망신인가. 문재인 정부는 짜파구리만 먹을게 아니라 우리 국민이 천대받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