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가 ‘2023 국제정원박람회’ 유치에 나섰으나 박람회 주무대인 순천만습지 내 ‘스카이큐브’ 갈등이 1년째 이어지면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민들은 운영업체의 제소로 순천시가 1천300억원대 소송에 휘말리면서 자칫 박람회 유치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스카이큐브는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4.62㎞ 구간을 운행하는 소형 무인궤도열차(PRT·Personal Rapid Transit)다.



운영업체는 포스코의 자회사인 에코트랜스이며,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맞춰 개장해 30년동안 운행한 뒤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순천시와 2011년 협약을 맺었다.



궤도차량 40대를 도입하고 관리동과 정류장 2곳을 설치하는 등 초기 시설비만 620억원이 투입된 스카이큐브는 애초 계획과 달리 박람회 이듬해인 2014년 4월에야 실제 운행에 들어갔으며, 협약 초기 연간 100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로는 연평균 30만명 수준에 머물면서 손익분기점인 80만명에 미치지 못해 적자가 반복돼왔다.



결국 업체 측은 만성 적자를 이유로 지난해 운영중단을 선언하고 순천시가 2011년 맺은 협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투자비용 분담금 67억원과 미래에 발생할 보상수익 1천300억원 등 총 1천367억원을 보상하라고 대한상사중재원에 제소했다.



순천시와 에코트랜스가 맺은 협약서에는 스카이큐브 이용 활성화를 위해 순천만습지 주차장을 없애고 궤도열차 이용료를 입장료에 포함시켜 통합 발권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적자가 발생하면 순천시가 투자이용부담금 명목으로 지원토록 했다.



에코트랜스 관계자는 “스카이 큐브 가동이후 5년간 쌓인 적자만 200억원에 달한다”면서 “운영 중단의 책임은 2011년 협약을 이행하지 않은 순천시에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순천시는 적자의 책임을 지자체에 떠넘기려 한다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협약서 내용 중 독소조항은 삭제하기로 양측이 합의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협약서 중 입장료 통합발권은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있어 2013년 7월 수정하기로 했는데 업체 측이 은행권 대출을 쉽게 하기 위해 최종 협약서를 고치지 않았다”며 “사업 실패의 책임과 기업의 미래 이익까지 고스란히 순천시에 떠넘기는 행태는 거대기업 포스코의 횡포”라고 반박했다.



이어 “대한상사중재원이 제시한 화해권고안에 대해 법적 검토에 들어갔으며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정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한상사중재원은 업체가 계속 스카이큐브를 운영하는 방안과 순천시가 기부채납을 받아 직접 운영하는 방안 등 두 가지를 화해권고안으로 제시했으며, 순천시는 오는 20일까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



상사중재원에 입장을 내야 하는 순천시는 어떤 방식이든 시에 부담이 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세웠으며, 국제박람회 승인기구인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의 현지실사까지 마친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도 악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상사중재원은 순천시가 권고안을 받아들이면 에코트랜스 측에 수용 여부를 물어 갈등을 조정하고,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독자적인 판정을 내린다. 판정은 법원의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며, 단심제인만큼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낼 수 없다.



한편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순천시는 465억원을 들여 2023년 행사를 준비 중이다.



순천만국가정원을 중심으로 봉화산, 연향뜰, 동천변 저류지, 와온 일대까지 도심 전체로 영역을 확대해 2023년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박람회를 열 계획이다.



순천시는 외국인 32만명 포함 8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1조5천926억원의 생산유발과 7천156억원의 부가가치 효과를 기대한다.



최종 개최 여부는 다음달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AIPH 총회 심사에 이어 7월 기획재정부의 최종 승인을 통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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