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지역의 봄축제와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들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축제 시기가 임박한 광양매화축제와 해남 땅끝 축제는 이미 취소됐고, 4~5월에 있을 축제와 대형 행사들도 취소 여부를 놓고 결정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수그러들지 않는 신종 코로나의 기세를 고려하면 경계를 게을리하거나 방심을 할 수 없다.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철저한 방역은 물론 감시체계를 강화해야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처럼 국내외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전남 지자체 공무원들과 군의회 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다녀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부터 10박 12일 일정으로 포르투갈과 스페인 연수를 진행했다. 보성군의회 의장과 장흥군의회 의장, 보성·장흥군 공무원 8명 등 10명이 어우러져 개념 없는 해외 연수를 강행한 것이다.



더구나 이들이 해외로 떠난 날은 지난달 27일 국내 네 번째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한 뒤 정부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한지 불과 이틀이 지난 시점이다.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한 대응조치로 온 나라가 비상인 때다. 지자체마다 비상상태에 돌입해서 확산방지에 힘을 쏟고 있는 판에 외유성 연수를 떠났다니 말문이 막힌다.



이들은 각 방문지에서 해양환경청과 리스본관광협회 등을 들르기도 했으나 대부분 일정은 현지 대성당과 수도원, 포도농장, 고궁 등 관광지를 돌아다니는데 할애했다. 이들이 사용한 예산도 공무원 1인당 500만원씩이며, 의장은 비즈니스석이 제공돼 1인당 1천200만원씩 들어 총 6천400만원의 주민 혈세가 연수 아닌 관광에 소요된 것이다. 공직자들의 외유성 관광은 잊혀질 만 하면 되풀이되면서 지역민들에게 불신과 실망감을 안겨준다. 공직자들의 보다 신중한 처신이 요구된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