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는 노인들의 실종이 늘면서 각종 대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일부 대책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치매 노인 실종 건수는 2014년 8207건에서 2015년 9046건, 2016년 9869건, 2017년 1만308건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해 노령층(65세 이상)의 치매 유병률이 10%를 넘어선 점을 감안할 때 2024년 전체 치매 환자는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치매 노인들의 실종 등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일부는 활용도가 낮아 겉돌고 있다. 대표적으로 배회감지기가 꼽힌다. 복지부는 2013년부터 치매 환자를 실종 초기에 찾기 위해 배회감지기를 활용하고 있지만 이용률은 극히 저조하다.

배회감지기는 GPS 기능이 탑재된 손목시계나 목걸이 형태의 단말기로, 치매 노인이 특정 구역을 이탈하면 보호자에게 위치를 전송해준다. 이것만 착용해도 평균 발견 시간은 54분으로 단축된다.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음에도 배회감지기 이용 비율은 극히 낮다. 또 실종된 치매 노인의 신속한 보호자 인계를 돕는 ‘지문 등 사전등록제’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치매 증상이 있는 가족을 알리기 싫어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사전등록에 소극적인 당국의 느슨한 대응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치매 노인은 겉으로만 보면 일반 노인과 다를 게 없어 실종됐을 때 발견이 쉽지 않다. 실종 치매 노인이 경찰 등 당국에 발견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8시간 36분이다. 그만큼 찾기가 쉽지 않다. 경찰은 치매 노인이 실종된 지 48시간이 지나면 장기 실종 상태로 분류한다.

복지부는 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새롭게 부각되는 문제에 예산을 편성해야함은 물로 치매 환자나 보호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 개편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