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 방화 살인사건, 창원 아파트 살인사건 등 조현병을 앓는 사람에 의한 참변이 잇따르면서 정신질환자 관리 문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신질환자의 조기 발견이나 상담, 재활서비스 등 관리는 광역·기초자치단체별 정신건강복지센터(이하 정신건강센터)에서 맡는다. 정신질환자들에게 필요한 곳이지만 예산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제역할을 하기 힘든 센터가 상당수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국 226개 시군구 정신건강센터에서 복지부가 정한 근무자 수(광역지자체 18명 내외, 기초지자체 8명 내외)를 충족한 곳은 47곳(20.7%)에 불과했다. 단 2명이 정신질환자는 물론 자살예방과 아동청소년 관리까지 맡는 센터도 있다.

사업 예산도 천차만별이다. 서울을 제외한 정신건강센터마다 사업비는 국비(광역 8억3500만원, 시군구 1억7760만원)와 지자체 재원으로 운영된다. 곳간이 부실한 지자체의 정신질환자 관리가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최근 끔찍한 사건이 잇따른 경남지역의 경우 시군구별 정신건강센터 평균 사업비가 2억528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광주(9억2729만원)에 견줘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사회적 낙인’을 꺼리는 환자들의 등록 기피도 센터별로 정신질환자 현황 파악과 관리를 어렵게 한다. 실제 복지부가 2016년 당시 추정한 국내 중증 정신질환자(43만4000여명)에 비해 센터에 등록된 정신질환자(8만2776명)는 19.1%에 그쳤다. 진주 사건을 저지른 안인득 역시 센터에 등록되지 않아 관리대상이 아니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인력을 충원키로 했지만 그래도 직원 1인당 담당 환자 수는 29명으로 10명 수준인 선진국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정부는 전국의 정신건강센터가 일관되게 운영되도록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