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예서가 서울대의대만 가면 모든 게 다 끝날 거라고 생각하니?” 얼마 전 종영한 화제의 드라마 ‘SKY캐슬’의 한 대사다. 극중 부모들은 자식들을 서울대의대 합격이라는 결과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처절한 입시전쟁을 치른다. 아들친구가 살인 누명을 쓰자 아들의 내신이 오를 거라 내심 기대하는 아빠, 서울대 진학을 위해 신경 끄고 공부나 하라는 엄마, 과장된 면이 없진 않지만 ’결과지상주의‘라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이처럼 우리사회는 과정이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결과지상주의‘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과거 조합장선거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공정선거’라는 과정은 무시한 채 당선이라는 결과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그 결과 금품수수, 흑색·비방선전이 일부 후보자들에 의해 벌어졌다. 그렇게 당선된 조합장은 조합원들의 이익과 지역경제 활성화보다는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매진했다.

여태껏 ‘당선’이라는 눈앞의 결과만 쫓는 과열된 선거를 방지하고 공정하게 진행하고자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사무를 위탁하여 2015년부터는 4년마다 전국의 모든 조합장선거를 동시에 실시하게 되었다. 첫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치르며 돈 선거는 안 된다는 의식이 후보자와 조합원들에게 자리를 잡았고, 조합장선거가 조합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계기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선거관리위원회의 노력으로 이전보다 깨끗하게 진행돼 ‘돈 선거’라는 오랜 악습을 깨는 초석을 마련했다고 평가받았다. 이러한 발전과 의식의 성장으로 ‘불법선거운동’이 점차 사라지고 ‘정책선거·공명선거’ 분위기 속에 진행되고 있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끝이 좋다’라는 흔히 알려진 속담처럼 시작은 전체 과정과 결과에 영향을 끼칠 만큼 중요하다. 조합발전의 첫 단추는 후보자 스스로 조합의 발전을 위한 올바른 공약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조합장이라는 자리는 막대한 권한만큼 지역사회와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자리이다. 이를 유념하여 후보자 스스로 큰 책임감을 갖고 선거에 임해야 한다.

유권자에게 첫 단추는 올바른 조합장을 뽑는 것이다. 금품?지역이나 인맥 등에 좌우되어 현명하지 못한 선택으로 첫 단추를 잘못 끼운다면 그 책임은 유권자에게도 있는 것이다. 조합원 스스로 조합의 주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후보자의 공약, 자질, 소신 등을 꼼꼼히 살펴 조합을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경영하고, 조합원의 이익증대를 위해 조합을 바르게 이끌어갈 조합장을 선출해야 한다.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고, 약 10여일 뒤부터는 후보자등록이 시작되어 본격적인 선거의 막이 오른다. 앞선 선거가 다져놓은 기조를 잘 이어받아 올바른 선거의식이 후보자와 조합원들에게 더욱더 확고히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 위법행위 없는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 실시로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어 화합과 소통을 위한 축제로 거듭나 지역사회의 발전,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원중 / 보성군선거관리위원회 일반지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