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하고 싶은 말 중의 하나를 쓴다. 나는 연합뉴스TV, YTN, 채널A, JTBC, MBN 등 우리나라 대표적인 종합편성 채널을 많이 시청하는 국민 중의 한 사람이다. 국민적인 관심이 많은 시사문제와 정치사회적인 문제 등에 관심이 많고 칼럼 등 글도 써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위에 열거한 우리나라 대표적인 종합편성 채널에서 아프리카 흑인 어린이 돕자는 광고는 너무나 많이 나온다. 광고 내용을 모두 외울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내가 잘못 본 것인지는 몰라도 북한 어린이 돕자는 광고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나는 부족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지만 남북문제, 통일문제를 전공하고 정치와 문학에도 오랜 세월 참여도 하고 지켜도 보았다. 그래서 이런 문제의식을 갖게 되고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인류 보편의 평화와 사랑, 인도주의를 실천하는 유엔 산하 기관인 유엔아동기금(United Nations Children's Fund, UNICEF) 부터 국제적으로 어린이 구호 사업을 하는 단체는 많다. 엄청난 광고비를 지불하고 광고를 내는 단체 이름을 일일이 적시하는 것을 여기서는 생략한다. 특히 1946년 유니세프(UNICEF)는 국적이나 이념, 종교 등의 차별 없이 어린이를 구호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연합의 상설보조기관 가운데 하나이다.

그래서 유니세프(UNICEF)는 ‘어린이가 살기 좋은 세상은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2차 대전의 승전국과 패전국, 동유럽과 중국, 한국의 어린이들도 유니세프의 도움을 받았다. 유니세프는 점차 그 영역을 넓혀 모든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을 위하여 긴급구호, 영양, 예방접종, 식수 및 환경개선, 기초교육 등의 사업을 펼쳐왔으며 이에 대한 공로로 196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다.

나는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는 일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응원한다. 개발도상국의 대표적인 나라로 아프리카 국가의 어린이를 돕는 일은 아주 잘 하는 일이다. 그러나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는 광고를 한 번 내면 우리 형제자매의 아들딸들인 북한 어린이를 돕자는 광고도 한 번 쯤 내서 우리 보다 열악한 환경에 있는 북한 동포와 어린이들에 관하여 관심도 환기하고 동포애와 인도주의를 함양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서 반복적인 좋은 광고는 북한 동포에 대한 이질감 해소와 통일의 필요성을 고취시킬 수도 있는 진정한 조국사랑, 민족통일운동이 될 수도 있다. 북한과 통일에 대한 국민의 의식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아름다운 통일교육, 효과적인 평화교육이 될 수도 있다. 독재정권 유지와 강화를 위하여 분단과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악용했던 과거 권위주의적인 정권 아래서는 살아있는 무서운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고 감히 북한 어린이를 돕자는 광고는 언감생심(焉敢生心) 마음도 먹기 힘들었던 것을 이해한다.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서 손잡고 휴전선을 왔다 갔다 하고, 직통 전화를 개통시켜 놓고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이다. 지금은 북한에 대한 적대감과 이질감을 고취시켜서 분단 고착과 동족 대결정책을 폈던 보수정권이 아니다. 나는 지금의 남북관계를 ‘천지개벽이다! 평화와 번영, 통일의 문이 열렸다!’고 칼럼을 썼다.

참고로 영양실조와 보건 취약 등 인도적인 지원은 유엔 제재에도 결코 위반되지 않는다. 나는 개인적으로 유엔 제재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사람이 아니다. 아프리카 등 세계 여러 나라 어린이를 돕는 좋은 일을 하는 유니세프 등 구호단체들은 가까이 있으면서 통일이 되면 날마다 만나면서 함께 생활해야 할 북한 어린이들에게도 현재 보다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 주기를 부탁드린다.

북한 동포들은 10년, 20년, 30년 후에도 변함없는 우리의 형제자매요, 우리 후손이다. 엊그제 금강산에서 만난 이산가족들은 분단이라는 민족의 비극 앞에서 모두가 눈물바다를 이루었다. 통일 조국을 함께 짊어지고 세계로 나가야 할 사랑하는 북한 동포들을 우리 국민들도, 어린이 구호단체들도 분단시대의 고착된 시야를 벗어나서 평화와 공존, 통일시대에 걸맞게 더 따뜻한 시선과 사랑을 보내야 한다.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