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길을 걷다 보면 선택의 기로에 설 때가 있다. 아니 늘 일어나는 일인지도 모른다. 뭔가 하나를 선택하면 뭔가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모두 다 가질 수는 없다. 이를 경제학적 용어로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라 한다.

기회비용은 하나의 재화를 선택했을 때, 그로 인해 포기한 것들 중 가장 큰 것의 가치를 말한다. 즉 포기된 재화의 대체기회 평가량을 뜻한다.

어떤 생산물의 비용을, 그 생산으로 단념한 다른 생산기회의 희생으로 보는 개념이다. 이 개념을 처음 언급한 사람은 20세기 초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비저(Friedrich von Wieser)이다.

물론 그 이전부터 기회비용의 의미는 존재했다. 단지 개념화되지만 않았을 뿐이다. 이처럼 우리의 삶에서 선택은 필수적이다.

때문에 포기를 수반하지 않는 선택은 없다. 내가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도 그것은 내가 선택하지 않음을 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모든 것이 선택의 영역인지도 모른다. 농장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을 맑고 쉬운 언어로 써 내려간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

그의 '가지 않은 길'에서도 선택의 문제가 여실히 나타난다.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 생각했지요. 풀이 무성하고 발길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그 길로 걷다 보면 지나간 자취가 두 길을 거의 같도록 하겠지만요. 그날 아침 두 길은 똑같이 놓여 있었고 낙엽 위로는 아무런 발자국도 없었습니다. 아, 나는 한쪽 길은 훗날을 위해 남겨 놓았습니다. 길이란 이어져 있어 계속 가야만 한다는 걸 알기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거라 여기면서요.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읽을수록 감동을 주는 시다.

그렇다. 우린 누구나 선택을 해야 한다. 지금 시중에서는 국회의원들의 특수활동비 문제로 난리들이다. 엄청난 특수활동비가 영수증 하나도 없이 쓰여 졌다고 한다. 심지어는 누구에게 줬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있단다. 놀랄 일이다.

자신만은 지고지순한 듯 온갖 호통을 다 치면서 살아가는 국회의원들. 뒤에서는 이러 추잡한 짓거리들을 해댔던 것이다. 지금까지 똥 묻은 개가 맑고 고운 눈동자 가진 어린 아이 나무라는 격이었다. 이 잣대로 재자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그 일족들을 단죄할 수 있겠는가.

여야가 다 마찬가지다. 물론 특수활동비를 비롯한 업무추진비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용도를 정당하게 밝히고 써라. 영수증도 당당하게 제출하고. 숨길 필요가 없잖은가. 열심히 일하면서 쓴다면 오히려 칭찬받아야 할 일이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작태는 절대로 안 된다. 아직도 국회의원들은 모든 것을 다 갖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명예도, 권력도, 돈도, 때로는 일부 정치인들의 성폭력행위도. 하지만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 돈이나 음습함을 선택하든지 아니면 국회의원 직을 선택하든지를. 작금의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만약 국회의원 직을 유지하고 싶으면 유리알처럼 맑아라. 현대인들은 모두 다 능력자다. 단지 국회의원직을 선택하지 않았을 뿐이다. 썩어빠진 국회의원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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